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

-고린도전서 13장 12절

 

 

 

 

우리를 지적으로 만드는 힘은 배운 지식과 익힌 교양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아름다운 단면들을 스스로 발견해내려는 노력과 인간답게 살아가는 기쁨을 만끽하려는 타고난 본성일 뿐입니다. 지적 생활이란 무엇인가를 이룩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삶의 진리를 찾아나서는 아름다운 여정입니다. 그것은 가장 위대한 진리와 작은 진리 사이에서, 반드시 따라야 하는 정의와 개인의 생활 사이에서 늘 꿋꿋하고 당당하게 고귀한 쪽을 선택해나가는 것입니다. 

-Chapter "서문"


중학생 시절, 나는 시험공부가 어렵다며 종종 어머니한테 달려가서 칭얼대곤 했다. 그러면 어머니는 화이팅 넘치는 동기부여 멘트 대신 당신 곁에 나를 앉히고 교과서를 같이 읽어주셨다. 한줄한줄 읽을 때마다 어머니는 문장을 곱씹기도 하고, 그 배경과 행간의 의미를 유추해보기도 하고,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백과사전 등 참고도서를 같이 찾아보기도 했다. 한 문단 정도 그렇게 읽고 나면 어머니는 뿌듯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곤 하셨다. "재밌지 않니?"

 

재미있지 않냐니- 당장 내일모레 중간고사에서 시험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나로서는 굉장히 인상깊은 말이었다. 돌이켜보면 공부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아서 혼난 적은 있어도, 시험점수가 형편없다고 어머니에게 야단맞은 적은 별로 없었다.

 

좌우지간 어머니와의 이런 기억은 오늘날까지도 내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정 개념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돌아다니고 책을 사모은다.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당장 나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없지만, 배움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허투로 흘려보낼 문장/개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개념 이해에 결국 실패하는 경우도 많지만 간혹가다 수수께끼가 풀리는 귀한 순간이 찾아온다. 그러면 예의 그 말이 재생된다: "재미있지 않니?"


유감스럽게도 익혀야 될 지식을 선택하는 데 있어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지금 문득 생각난 것이 있는데, 가장 합리적인 기준은 알고 싶다, 궁금하다고 느꼈던 기분입니다. 그 기분을 순수하게 믿어야 됩니다. 만일 당신이 무엇인가 궁금한 것이 생겼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이런 기분도 전적으로 옳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그나마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왜곡된 의견보다는 낫다고 생각되는 것입니다. 주의할 점은 인간은 자신과 관련이 없는 것들에 간혹 의문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의문으로 그쳐야 되는데 의문이 확신이 될 때까지 추구하다보면 정작 관심을 가져야 될 것들에 소홀해지기도 합니다.

-Chapter "배움은 다양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친구에게"


2020/04/04 - [도서] - '지적 생활의 즐거움'을 다시 꺼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은 점수 따는 법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배움 예찬서'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쩌면 방법론을 논하는 책 (이하 "자기계발서")과는 오히려 상반되는 주제의식을 가졌다고도 느껴진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짧은 시간에 최대의 효과 (점수, 자격증 등)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논하다보니 학습내용 마저도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이 과목은 과락을 면하는 정도만 공부하자, 이 부분은 시험에 거의 나오지 않으니 넘어가자, 지금은 이해할 수 없으니 이렇게 일단 외워두자 - 뭐, 주로 이런 문장들이었다. 한때 이런 단호한 말들에 혹해서 경주마 처럼 앞만 보고 달렸는데 지금 보면 나와 영 맞지 않는 조언이었다. 


매일같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서 지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적인 삶과는 거리가 먼 지식노동에 회의감을 느껴 교양으로부터 멀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식을 활용하는 기술만 늘어나는 것입니다. 지성과 교양의 궁극적 목표인 개인의 완성과 성취감, 행복은 사라지고 오직 지식이 재물로 변환되는 물질적 성과에 급급하게 되어 지식인임에도 지성인이 되지 못하는 사람도 우리 주변에는 많습니다.

- Chapter "가난한 지식인에게"


반면 '지적 생활의 즐거움'은 독자에게 잠시 멈춰서서 생각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스스로의 궁금증을 존중해주고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본인이 직접 찾아가도록 용기를 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당신 자녀보다도 중간고사 공부에 재미를 느끼셨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사회가 알아주는 자격증, 점수를 얻어내기 위해 남들이 알려주는 지름길을 무작정 가기 보다는, 내 지적세계를 스스로 세워나가게끔 도움을 준 어머니와 이 책에 감사를 표한다. 


당신의 조부는 지적 생활 앞에서 절박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몰라서 초조해진다거나, 불안해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두려움을 모르고 사셨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그분은 매일 하고 싶은 공부를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마음껏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처럼 쫓기는 사냥감의 심정으로 지식의 문을 두드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마치 미식가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살이 찌듯 그분은 즐기듯 지적 영역을 탐구했고, 세월이 차곡차곡 쌓여감에 따라 지성인으로서 발자취가 확대되었습니다.

당신의 조부는 자신이 지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타인과의 비교로 불행한 압박도 느끼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분은 고대 로마인처럼 라틴어를 아름답게 구사하지는 못하셨습니다. 그렇다고 라틴어 실력이 부족하다며 스스로를 책망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만일 당신의 조부가 고대 로마인을 만나 그가 하는 말을 반밖에 알아듣지 못했더라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분은 당대 라틴어 전문가들과 비교해 월등한 능력을 보여주셨으나,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분에게 라틴어는 지적 즐거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당신의 조부께서는 누군가와 경쟁하려고 서재에 틀어박혔던 게 아닙니다. 세상의 강요로 서재에 갇혔던 것도 아닙니다. 고대 로마의 저술과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책을 읽었고 라틴어를 공부하셨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의 조부는 철저히 혼자였으나 외롭지 않았습니다. 책장에 남아 있는 위대한 지식인들의 생명이 치구가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Chapter "여러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고 집착하는 친구에게"


번외로, 얼마전 홍진경이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이라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기에 영상을 몇개 봤는데 굉장히 고무적이었다. 딸이 질문할 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공부 채널을 개설하는 데 제일 큰 동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녀의 교육만이 걱정이었다면 비싼 과외선생님 붙여줘도 됐을텐데, 홍진경 본인도 배움에 대한 갈증이 꽤 컸던 것 같다. 그 갈증이 있음을 선언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이 멋있다. 

 

 

응원합니다 홍진경님.


마음이 성실한 자에겐 보상의 시기가 반드시 찾아오는 법입니다.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인생을 약속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실망은 시키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감사할 때 인생은 더 많은 노력을 선물로 베풀어줍니다.

당신 인생에 함부로 명령을 내리지 마십시오. 당신을 반대하는 자들에게 미소로 승리하십시오. 당신 자신에게 반항하십시오. 그리하면 이루어질 것입니다. 남에게 명령할 때는 웃는 낯으로 하십시오. 웃음은 칼보다 강합니다.

-Chapter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 실패를 거듭하는 지식인에게"

 

 

 

 

손목 아대, wristband라고도 불리는 손목보호대를 쓰는 이유를 실상 거의 하나다. 땀 흡수. 손목으로 오는 충격완화도 물론 염두에 두고는 있으나, 그 직접적인 효과는 아직 체험해보지 못했다. 구력이 늘고, 파워히팅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나이가 더 들면, 손목보호대 본연의 기능을 절감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디다스, 뉴발란스, 나이키 브랜드를 각각 사용해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이키 손목보호대가 제일 쓸만하다. 아디다스는 몇번 세탁하면 신축성이 많이 떨어져서 손목에 착 감기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플라스틱 질감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딱딱해지고 손목에서 겉도는 느낌이 있다. 

 

반면 뉴발란스와 나이키는 몇번 사용해도 손목을 쫀쫀하게 감싸준다. 뉴발란스는 쓰면 중간에 실밥이 약간 빠져나오기는 해서, 나는 나이키가 사용하기에 제일 무난하다. 

 

 

 

 

"성화는 믿음의 열매일 뿐"이라는 말을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쓴다면, 그 마음가짐은 무엇의 열매인지 반문해 볼 일이다.

못된 열매 맺는 좋은 나무가 없고 또 좋은 열매 맺는 못된 나무가 없느니라 (눅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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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거의 빼놓지 않고 하는 루틴이 있다. 마그네슘 한알 털어넣고 양치하기.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루틴은 원래 별거 아닌 걸 매일 성실하게 하는 거다. 그리고 나에겐 이 루틴도 꽤 버거웠던 때가 있었다. 그땐 일과 걱정이 끊이지 않아서 잠에 들면 안 된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살았다. 돌이켜보니 강박에 열심히 시달리기만 하고 업무효율은 뒷전이었던 것 같다. 하여간 이 루틴을 확립하고 수면의 질과 업무효율이 개선되었으며, 성격이 조금더 부드러워졌다. 

 

요즘 추가하고 싶은 루틴은 (아침)운동루틴이다. 예전처럼 PT를 가지 못하니 집에서 계속 늘어지기만 한다. 가끔 홈트레이닝을 하긴 하는데, 루틴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 어느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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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준 열쇠고리! 너무 이쁘다. 받자마자 주접을 떨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침

 

테니스는 고독한 면이 있는 듯 하다. 코트 너머에 상대 선수가 있고 복식게임의 경우 파트너가 있지만, 내게 넘어오는 공은 내가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 ATP 경기, 그랜드슬램 경기의 경우에는 경기 중간에 코치가 선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없다. 철저히 내 신체능력과 지력만으로 네트를 넘겨야 한다.

 

2020/12/13 - [사고, 행동의 누적] - 몇달 전에 쓴 글

 

신체접촉이 없다시피 하다. 상대방이 태클을 건다거나 해서 감정 상할 일이 없다. 제대로 운영되는 테니스 경기에서 기분이 상한다면 보통 내 실력이 미진한 탓이다.


운동이 많이 된다. 어렵고 재미있다. 타구가 직관적이지 않아서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동시에 생각을 비워야 한다. 스윗스팟에 공이 제대로 맞았을 때의 쾌감이 어마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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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테니스화를 세번 구매해서 신어봤다. 모두 235 mm로 선택했고, 모두 타인을 통하거나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개인적으로는 오프라인으로 직접 신어보고 구매하는 편을 추천드린다. 라켓은 기껏해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뿐이지만 테니스화가 자신의 발과 맞지 않으면 부상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다쳐야 테니스를 오래 할 수 있다..

 

NIKE Air Zoom Ultra (사진에 링크 첨부함)

NIKE Air Zoom Ultra는 예전 테니스 코치님 통해서 산 신발이었다. 골라 주시는 대로 받고 보니 핑크색이 너무 강렬해서 창피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별 생각 없이 신고 다님).

 

235 mm 길이는 딱 맞았는데 폭이 넓지 않았다. 나는 발볼이 넓은 편이라 스포츠양말을 신으면 새끼발가락이나 엄지발가락이 항상 아팠다. 

 

NIKE Air Zoom Ultra

무게는 가벼운 편이라 스프린트하기 좋았다. 다만 밑바닥 접지력이 썩 좋지는 않아 미끄러져 넘어진 기억이 있다. 오래 신어서 그런건가..

 

ADIDAS 아디제로 우버소닉 - CG6443 (사진에 링크 첨부함)

내 이번에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보고 고르리라- 하고 데려온 아이가 ADIDAS 아디제로 우버소닉이다.

 

이때 온라인 구매를 가장 후회했다. 막상 신어보니 너무 컸다. 뭐 발볼이야 넓어서 좋았다만 길이가 길어서 정상적으로 뛸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구두 수선집 사장님과 머리 맞대고 고민하다가 ① 두꺼운 깔창을 깔고 ② 구멍을 하나 더 뚫어서 신발끈을 바투 맬 수 있게 부탁드렸다. 덕분에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할 정도로 개선이 되었으나, 아직도 약간의 유격이 느껴진다. 유격 때문에 넘어질 뻔 하거나 넘어진 적이 몇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게는 먼젓번 나이키 테니스화보다 조금 더 무겁다. 접지력은 나이키보다 나은 것 같은데 단순히 연식 차이 때문일 수도 있겠다. 

 

여담인데 아디제로는 신발 신기가 참 편했다. 다른 테니스화는 구두주걱이 없으면 착화가 어려울 정도로 빡빡한데, 아디제로는 발이 편안하게 들어갔다.

YONEX Power Cushion Eclipsion 3 (사진에 링크 첨부함)

그 다음 아이템은 YONEX Power Cushion Eclipsion 3. 바브린카가 요넥스 제품을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배드민턴 라켓으로도 접한 바가 있어 이래저래 친숙한 브랜드였다.

 

아디다스 사례로 호되게 당했음에도 정신 못 차리고 온라인 주문했다. 다행히도 사이즈는 딱 맞았다. 발볼 사이즈도 적당한 듯 했다. 

 

 

꽤 무겁고 접지력도 높은 신발이라고 느꼈다. 이따끔 헉-스러운 순간이 몇번 있었고 결국은 넘어졌다. 나이키 테니스화와 정반대의 이유로 추정컨대, 접지력이 보다 높다보니 예기치 않게 제동이 너무 세게 걸려 넘어진 것이 아닐까 한다. 


 

테니스는 급제동, 급발진, 사이드스텝 등 다채롭고 스피디한 발재간을 수반하는 운동이다. 경기 중 충분히 넘어질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본인 스타일에 맞는 테니스화를 찾으면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다른 건 몰라도 일반 운동화는 금물이다. 내가 느끼기에 일반 운동화는 테니스화에 비해 말랑말랑해서 사이드 스텝할 때 발목을 충분히 잡아주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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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7 - [구매한 것들] - 테니스 손목보호대

 

테니스 손목보호대

손목 아대, wristband라고도 불리는 손목보호대를 쓰는 이유를 실상 거의 하나다. 땀 흡수. 손목으로 오는 충격완화도 물론 염두에 두고는 있으나, 그 직접적인 효과는 아직 체험해보지 못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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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찍은 구름

불안과 치부를 상대방에게 모조리 털어놓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내게 악의를 가진 상대방에게는 칼자루를 쥐어주지 말자. 나를 아끼는 상대방에게는 내 인생의 짐을 부담하도록 하지 말자. 

 

조금 덜 말하고 조금 더 듣자. 무의식적으로라도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 끼어들지 말자. 내 이야기 할 때에는 가급적 세마디를 넘기지 말자. 

 

이 관계에 내 온 삶이 걸려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상대방이 나를 구원해주러 온 "그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말자. 귀한 인간관계? 당연히 가능하지. 하지만 귀한 관계를 가능케 해주는 상대방은 고마운 사람일 뿐,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누자. 부득이하게 안 좋은 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면, 해결책 위주로 이야기하자. 감정적 해소가 시급한 상황이라면 남 욕 보다는 본인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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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 your eyes on the ball, not where it should land.

공을 끝까지 보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건만 계속 빗맞는다. 나는 공을 끝까지 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무심결에 시선이 미리 목적지를 향하나 보다. 답답해하시는 코치님을 앞에 두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친 공이 in인지 out인지, 코트 어디에 떨어지는지 너무너무 궁금한걸! 내 실력에 확신이 없어서 공의 목적지에 눈길이 가게 되는데, 바로 그 행동이 내 실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 아이러니란.. 

 

내가 계속 말귀를 못 알아듣자 결국 코치님은 다음과 같은 주문을 하셨다: 공을 친 직후 잠시동안 contact point를 쳐다봐라. 공이 어디 갔는지 보지 말고.

 

타구 결과를 즉시 확인하고 싶은 나에게 여간 부담스러운 주문이 아닐 수 없었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공을 친 다음에 억지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코치님이 "제발 이렇게 쳐. (흡족)"라고 말씀해주신 덕에 포핸드 드라이브가 제법 멋지게 들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는데!) 여하튼 "(i) 공에 시선이 고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ii) 몸을 정지해야 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낀 날이었다.

2020/12/13 - [사고, 행동의 누적] - 몇달 전에 쓴 글

 

몇달 전에 쓴 글

나는 테니스 실력이 왜 이렇게 안 늘까? 계속 고민하고 관련 유튜브 영상을 전전하다가, 매우 당연한 사실을 깨달았다. 공을 치는 시점에 밸런스를 잡지 않고 몸이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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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치면서 인생 사는 법도 다시 익히는 기분이다. 인생이 던져주는 공에 집중해야 하는구나. 공이 떨어질 목적지를 보면 안 되는구나. 돌이켜보면 정말 계획 (목적)을 세워서 잘 풀린 적이 거의 없었다. 그 계획이 아무리 현실적일지라도 삶은 내게 기대 이하의 것만 안겨주었다. 반면, 지금 하고 있는 공부, 일, 작업 자체에 재미를 느꼈을 때에는 분에 넘치게 받았다. 재미를 느낀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받는 기분이었는데 좋은 성적, 타인의 인정, 그리고 (가끔) 금전적 보상이 덤으로 주어졌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깨우침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나란 사람은, 현재의 범사에 집중하고 기쁨을 느끼고 감사하기만 하면 된다. 미래는 기대하지도 걱정하지도 말자. 점을 찍는 것은 나지만, 그 점을 이어 그림을 그리시고 채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니! 그분께 모든 것을 맡기자!

 

(+) 여담으로, 로한 보판나 (Rohan Bopanna)라는 인도 테니스 선수가 있다. 땅에 내리 꽂는 서브가 인상적인 선수인데, 집안이 커피 농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링크) 보판나가 도끼질을 꽤나 했단다. 해설위원은 보판나의 파워서브가 도끼질 덕을 봤을 거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보판나 본인은 서브를 잘 하려고 도끼질을 하지는 않았을 거다. 집안일 도우려고 한 도끼질이 그의 테니스 생활을 조금이나마 윤택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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