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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담양에는 메타세콰이어길이 있고, 메타프로방스도 있다. 담양군을 찾았다. 메타세콰이어 그 커다란 나무들 밑에 있고픈 마음이 커졌기 때문이다. 메타세콰이어랜드로 가는 차도에도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주욱 늘어서 있으니, 마치 다른나라에 온것만 같은 설레임이 들었다. 나무들이 키가 꽤 크던데, 도대체 언제 심은거지? 찾아봤더니 1972에 당시 담양군수였던 김기회 님이 (여러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여서 조성하게 된거라고 한다 (링크). 처음에는 1,300여 그루를 심었다고 나오는데, 아니 50년 전에 앞날을 내다보시는 분이 계셨다니..ㅠ 이거 완전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아냐? 덕분에 후대 사람이 마음에 큰 위로를 받고 간다. 먹고사니즘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인데 수십년 뒤를 내다보았던 분께 감사한 마음이 들고, 나 또한 무언가를 추진할 때.. 2026. 8. 23.
오랜만에 요리 (숏파스타의 발견) 나는 요리를 서슴없이 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수직계열화를 이룬 지성인(그러니까 의식주를 어느정도 직접 해결하는 인간)을 이상적 인간상으로 두고 있는 나에게, 옷을 깁고 집을 짓는 수준의 활동은 아직 고차원적이니, 먹을것이라도 손수 지어먹고픈 근원적 욕구가 늘 존재해왔다.제이미 올리버처럼 organic한 느낌의 요리를 해보고 싶었지만 처참히 실패한 전적이 있다. 까맣게 그을은 파스타면을 내려다보던 기억이 선명하다. 생각해보면 파스타를 삶지도 않았던 것 같아. 맙소사.떡볶이를 시도해본 적도 있다. 항상 칭찬만 해주시던 어머니가 화를 내셨다. ... 그 뒤로 요리는 어렵게만 느껴졌고, 요리와 거리를 두는 기간동안 입맛은 점점 까다로워지기만 했다. 생산자 모드에서 소비자 모드로 전향하는, 내가 꺼려하는 사태가.. 2026. 8. 19.
문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야, 이 바보야! | 『Half Magic』, Edward Eager 著 『Half Magic』을 집어들게 된 이유는 단 하나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읽었던 책이라고 생각해서, 추억여행이나 해볼까 하고 집어든 것인데, 웬걸 줄거리가 낯설어도 이렇게 낯설 수가 없다.. 분명히 Half Magic이라는 이름의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상하다..아리송한 느낌을 뒤로 하고 읽어나갔는데, 꽤나 재미 있었다. 4남매가 길에 떨어진 매직코인을 집어들면서 벌어지는 소동과 모험을 그린 소설인데, 이 매직코인의 위력과 사용방법을 유추해가는 과정이 꽤나 재미있다. AI시대에 접어들고 보니 요술램프의 지니라든지, 『Half Magic』의 매직코인이라든지, 모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다룬 이야기로 보인다. 소원을 빌기만 하면 매직코인이 찰떡같이 내 마음을 다 알아줘서 일을 진행해줄 줄 알았는.. 2026. 8. 14.
과일의 향연 여름이 되어서 아주 신나게 과일을 먹어치우고 있다. 지금은 체리에 꽂혔는데 체리 싸지 않다.. 일단은 직접 과일을 씻어 먹는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것으로. 2026. 8. 1.
멘탈 테스트는 김애란 작품으로 |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著 『비행운』 이후로 김애란 작가님 작품을 두번째로 접하면서 드는 생각 : 본인의 멘탈 toughness를 테스트하고 싶다면 김애란 소설을 읽어보아라. 김애란 작가님에게도 사회학자라는 타이틀이 붙어야한다고 신형철 평론가님이 그러셨던가. 나는 그 말에 퍽 동의하며, 한술 더 떠서 김애란 작가님은 사회학과 심리학을 복수 전공한 인류학자라는 생각이 든다. 수치심은 이 작가님이 자주 연구하는 감정이고, 작가님은 이 수치심이 한국이라는 독특한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독자인 나는 그 연구결과인 소설집을 읽다가 자연스레 자아성찰을 하게 되면서, 지난날 무심결에 흘려보냈던 열등감과 비교의식, 소외감을 다시금 곱씹게 된다. 그리고 머리를 싸매며 이불킥을 한다. 수치심이라는 감정을 중심에.. 2026. 7. 26.
하나님은 언제 내게 쉼을 허락하실까..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일에 신경을 계속 써가면서 제대로 쉬지를 못했다. 우발적으로 연차를 여러차례 써보긴 했지만, 글쎄, 그런걸로는 정신적 염증이 가라 앉지를 않더군. 신경 쓸 일 자체가 없는 기간이 어느 정도 지속되었으면 좋겠는데, 이제 나이도 연차도 어느 정도 지긋해진 나에겐 그런 공백기가 사치인가 보다. 주변 사람들도 여러 대소사에 휘말리는 것 같던데 왜 나만 유독 피로함을 느끼는걸까.쉬고 싶다. 회복하고 싶다.이러다가 정신차려보면 어느새 웃고 다니고 있겠지. 2026. 7. 19.
책은 얇았으나 사유는 가볍지 않았다 | 『AI, 글쓰기, 저작권』, 정지우 著 『글쓰기로 독립하는 법』에서 정지우 작가님 (변호사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의 글을 처음 만났다. 그때 만난 정지우 작가님의 글은 통찰력이 있었지만 허세부리지 않았으며, 자기만의 주관이 있었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쿨함이 있어서 좋아했다. 이번 책 (『AI, 글쓰기, 저작권』)에서도 그 균형잡힌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단 한가지, 책이 얇아서 아쉬웠는데, 아무래도 AI, 글쓰기와 저작권의 합집합이 아니라 교집합에 대해서 엮어지는 관계로 어쩔 수 없었던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각 주제에 대하여 단행본을 냈다면 각각 200~300쪽 짜리의 책으로 재탄생했을 것이다.정지우 작가님은 지식재산권, 그중에서도 특히 저작권에 전문성을 가진 변호사인 덕분에, 이 책은 AI의 기존 창작물 학습에 딸려오는.. 2026. 7. 12.
쉽지 않았던 4, 5, 6월.. 4월에는 4월이 나에게 가혹하게 군다고 생각했는데, 5월이 되니 업무적으로 큰 일이 생겨서 5월과 6월의 절반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7월에 접어든 지금.. 후배 선생님과의 관계도 삐그덕대고 다래끼에 여름감기가 더불어 찾아오는 등 쉽지가 않다. 지금은 후배 선생님과의 관계가 제일 신경쓰인다. 내가 우겨서 다시 데려온 친구인데, 인간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주변에서 이 친구에 대해서 나에게 불만을 접수하고 있다. 나는 한동안 지켜보다가 이 친구에게 '책 좀 읽으라'는 쓴소리를 다시 했는데, 아무래도 우리 사이는 더 멀어진 것 같다. 사람이 각기 제 갈길이 정해져 있고, 본인 인생은 본인이 사는 것인데 내가 선을 넘은 것일까? 내가 잘못한거겠지. 하지만 나는 이 후배가 어떤 부분에서.. 2026. 7. 9.
이토록 섬세한 소년들 | 《하늘을 나는 교실》, 에리히 케스트너 著 >은, 교원명작시리즈가 집 책장에 꽂혀있던 어린 시절 닳고도 닳게 읽었던 책이다. 소년들의 성장기에서 느낄 수 있던 감정의 비끄러짐과 예민함에 마음이 갔고, 부드러운 그림체로 여기저기 지면을 차지하던 삽화들에 눈길이 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른이 된 지금은, >을 다회독했다는 사실과 책의 분위기만 뇌리에 남아있고, 책의 줄거리 디테일은 하나도 떠올리지 못하겠다. 눈싸움 장면이 있던 것 같기는 한데 말이다..이 책이 내 유년기에 잠깐 방점을 찍고 그렇게 희미하게 잊혀지려나 했는데, 우치다 다츠루 책의 아래 대목에서 걸음을 멈추게 된다.그런데 안타깝게도 재미있는 소년소설은 좀처럼 만날 수 없었다. 물론 『보물섬』과 『십오소년 표류기』와 같은 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 있었으나 아무래도 .. 2026. 4. 12.
인생 허망 어떻게든 감정의 구렁텅이로 미끄러지지 않으려 했는데 결국 미끄러졌다. 나는 개선의 여지가 없는 인간인걸까? 부족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일인분 하기가 어렵다. 오늘 그나마 위안이 됐던 영화 '프로젝트 헤일매리'. 나는 Eva Stratt와 같은 강인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Ryland의 찐따성이 어디 가질 않네. 그나마 Ryland는 능력이라도 좋았지...정말 오랜만에 회사 근속을 고민하게 된다. 2026. 4. 10.
능구렁이가 되어가는 내가 싫다 예전에는 대놓고 내 의견을 표출하거나 급기야는 사람들과 충돌하는 일이 잦았는데 (그래놓곤 빨리 사과하고 화해하긴 했다), 요즘은 간접적으로 피력하거나 아예 말을 않는다. 나이가 드니까 이제는 싸우는것도 다 에너지 낭비다. 사이다 발언이 댓번에 쾌감을 불러 일으키지만 탄산음료는 몸에 안 좋다. 나이가 들수록 소화가 잘 되는 산채 비빔밥을 찾듯이 나도 슴슴한 단어만 가려서 쓰고 있다. 물론 욱하는 성질머리가 어디 가진 않았다. 그 송곳같은 성질머리가 잘 뚫고 나올 수 없도록 겹겹이 결계를 쳤을뿐.근데 이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는 옛날의 내가 더 순수했던 것 같은데.. 때가 묻은 걸까. 2026. 3. 28.
당신은 누구를 속이고 있습니까? |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著 여러모로 이득이 되는 독서였다.그 유명한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라 재미가 보장됨.밀리의 서재에 있음!소전삼백(소전서림 권장도서 리스트) 도서 중 하나여서, 체크표시하는 기쁨이 있음!!번역은 꽤 매끄럽게 잘 된 편이다. 신기한 점은, 김남주 번역자님이 불어불문학과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영국인이어서 이 책도 영어로 쓰였을 텐데, 왜 불문학 전공자가 번역하시게 되었을까? (프랑스어 능통자면 영어는 기본적으로 잘 아는걸까?) 궁금궁금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으로는 > 이후로 두번째 접하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가 더 재밌었음. 개인적으로는 >에 유능한 캐릭터(푸아로 탐정)가 나와서 그런지, 어떻게든 범인을 알게 되리란 믿음이 있어 서스펜스가 크지 않았다. 아직 두권밖에 안 읽어봤지만, 애거서 크.. 2026.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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