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이라고 한다. 근거 없이 강제력을 행사하는 의미로 느껴져 여전히 거부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저자인 마틴 로이드 존스는 영국인이었으니, 영어단어인 ‘Authority’의 어원을 따져 보았다. Authority는 라틴단어 auctor에서 파생되었는데, 이는 창조자, 창건자, 시조라는 뜻이란다. 결국 ‘권위 (authority)’는, 그 어원을 따라 올라가보면 남을 지휘하거나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을 가지는 주체가 어떤 현상이나 사실관계 등의 근본/근원이 되기 때문임을 내포하고 있다.
세상에 있는 권위는 보통 누군가가 위임해준다.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하고, 학급 급우들이 반장/부반장을 뽑는다. 세상의 권위는 파생적이지만 만유의 근원이시자 세상을 만드신 성부 하나님, 성자 예수님, 성령님이 가지시는 권위는 본래적인 성질을 갖는다. 모세에게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고 말씀하시는 성부 하나님 (출 3:14)과, 아브라함이 나기 전부터 있었다고 말씀하시는 성자 예수님 (요 8:58)은 권위를 위임받은 것이 아니다. 성삼위일체는 근원적인 존재이기에 이미 순수한 의미의 권위를 가지고 계셨다.
자식이 부모에 대하여 권위를 가진다. 제자가 스승에 대하여 권위를 가진다. 굉장히 이상하게 들린다. 양육/교육의 대상이 양육/교육의 주체 (근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말이 이치에 맞지 않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성도들은 성삼위일체로부터 나온 세상이 예수 그리스도와 성경, 그리고 성령을 마음대로 재단하는 것을 방임하며, 심지어는 세상의 판단에 기대는 것이 교회, 성경, 성삼위일체의 권위를 세워준다고 착각한다. 나 또한 이러한 내적 갈등에 휘말릴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기점으로 다시 다짐하고자 한다. 나와 세상의 근원 되시는 성삼위일체의 권위에 기대어 발언하기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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