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원래는 한라산 윗세오름 영실코스를 가려고 했던 것인데 날씨도 궂고 코스가 쉽지 않아서 3분의 1 지점에서 포기하고 내려왔다.

코스 시작지점인 상부주차장에서부터 구름과 하이파이브를 함..
몰라 무서워...
포기하고 내려오니,
날이 개기 시작하더라;;

결국 차머리를 돌려 방주교회로 가보았다.

방주교회는 몇 년 전에 익히 포도호텔을 설계한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곳으로 알고 있었다. 그때는 운전이 익숙치 않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방주교회에 가보지 못했는데, 드디어 가보게 되는구나.

가는 길은 한적하고 평화로워서 긴장과 기대감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내가 기대하던 모습을 보게 되리라는 전조현상 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고조되었다.

드디어 -

하단의 흰 페인트, 원래는 OUT이라 적혀있던건데 잘려서 100처럼 보인다 (ㅎㅎ)

어떻게 이렇게 지었을까. 경탄하면서 교회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교회의 앞면, 옆면, 뒷편 모두, 눈에 담아도 담아도 모자랐다. 제주도민이 아니니 나로써는 사진으로 담는 수 밖에 없다.


 


안에 기도하시는 분들도 있고 성전이라는 생각에 내부사진은 이것밖에 찍지 않았다.

내부에도 햇빛이 들어와서 나무의자들에 부딪히며 따뜻한 분위기를 내었다.

히브리서 말씀을 담은 액자가 있던데, 그 말씀은 이러했다.

[히11:7] 믿음으로 노아는 아직 보이지 않는 일에 경고하심을 받아 경외함으로 방주를 준비하여 그 집을 구원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세상을 정죄하고 믿음을 따르는 의의 상속자가 되었느니라





옆에는 방주카페라고 부속카페가 있는데,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통유리로 시야가 트인 카페 안에서 방주교회와 그 부근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밖에 나가 걸어보니 정원이라고 해야하나, 돌담길과 관목, 꽃가지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시선이 닿는 곳곳마다 예쁘다는 말만 반복했다.

 




가을도, 겨울에도, 참 근사하겠지. 다른 계절에도 방주교회에 가보고 싶어라.

 

 

 

 

여름 땡볕 테니스를 치게 되면 원래 물만 마셨었다.

물만 마시면 갈증만 해소되지 무기력한 감을 떨치기가 어려웠는데 그때 지인들이 BCAA니 뭐니하며 본인들 마시던 음료를 내주시곤 했다.

혼합음료 맛에 눈을 떠버리게 된 나는.. 포카리스웨트도 마셔보다가 그마저도 칼로리가 높은 것 같다는 생각에 요헤미티에 정착했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들어있다는 듯 하다.


동전 모양의 발포제인데 400-600미리 물에 넣으라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맛이 강해서 반을 갈라 넣는다. 텍스트도, 보충제도, 학습량도.. 나는 소화능력이 평균치 미달이니까. 이게 맞을거다.

더운 날씨에 요헤미티 탄 물을 들이키면 힘이 나는것 같다. 몸에 좋다고 요헤미티가 광고는 하는데 100퍼 신뢰할 순 없다. 원래 음식이나 보충제 같은 것들은 장기간 섭취 및 복용해야 그 효과를 알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감과 유추능력으로 본인 몸에 득실이 될지 따지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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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전서가에서 펴낸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퍼스널컬러는 제주신라호텔이었구나? 연분홍색 표지와 푸른 배경이 사뭇 잘 어울린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펴낼 때 출판사 소전서가가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은 표지 디자인뿐만이 아니다. 매 챕터에 이상이 그린 삽화와, 또 맨 뒤에는 '배우신 분들'의 대담을 실었다. 특히 대담이 실려 있는 점이 감동 포인트였는데, 대담을 통해 구보가 경성을 하릴없이 거닐었던 이유, 이 소설과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간의 관계성, 이 소설의 디자인적인 측면, 그리고 소설가 박태원과 이상의 삶을 다른 시각에서 들여다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담'에서 '박태원 그리고 구보의 고현학'을 인상 깊게 읽었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서는 <모데로노로지오>라고 표현되는 모더놀로지(modernology), 즉 고현학은 '지금의 모습을 그리자!'라는 기치 아래 고고학과 비교되어 나온 용어로, 곤 와지로가 1920년대 관동 대지진 이후 재건되는 도쿄 모습을 기록하기를 주창한 것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당대를 관찰해보려는 행위인건데, 소설가 박태원과 구보는 글쟁이이니 고현학에 관심이 갈 법하다. 그러나 식민지 조선은 고현학을 하기에는 녹록치 않은 환경이었고, 그 부분을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 보여주고 있다.      

그저 나와 비슷한 성향(추정컨대 INFP?)이라 구보가 무기력하게 하루를 보낸 것으로만 여겼는데, 당시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그의 걸음걸이에 녹아있었던 것.

유승환: 저는 이 고현학이라는 것이 식민지 조선에서 식민지 작가에 의해서 실현될 수 있느냐는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현학의 성과를 보여 주는 작품이 아니라, <그게 가능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문제 삼습니다. 구보 씨가 산책 나갈 때 들고 다니는 아이템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단장이고 다른 하나는.
김미정: 노트.
유승환: 무언가를 봤을 때 노트에 적어야 고현학이죠. 근데 이 작품에서 구보가 고현학을 하기 위해 노트를 펴는 장면이 얼마나 나옵니까? 딱 두 부분이 있어요.

그랬던가..? 생각해보니 구보가 노트는 계속 들고 다니면서 딱히 뭘 적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유승환 님에 의하면 구보가 노트를 펼치는 두 장면은 아래와 같다.

  1. '젊은 아낙네가, 실수로 떨어뜨린 복숭아가 바세도우씨 병에 걸린 노동자에게까지 이르르자 집어들기를 단념'한 일련의 과정을 구보가 기록하려고 노트를 펼쳤다가 근처의 사복경찰을 목도하고 기록을 포기한다.
  2. 친구와 카페에 가서 여급들과 놀 때 농담 따먹기로 서로의 정신병을 명명할 때 노트를 다시 펴든다. 다시말해 구보는 고현학을 하기 위해 노트를 지참했음에도, 막상 노트에 무언가를 끄적인 것은 밤 카페라는 닫힌 장소에서였음을 유승환 님은 지적한다.


머리가 띵했다. 온종일 이어지던 구보의 실없음에 나는 일견 공감하기도 했지만 한심하게 보기도 했었는데, 사실 구보는 검열과 감시를 끊임없이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를 견뎌내고 있었구나. 구보가 '명랑을 가장한다'는 문구가 몇번 나왔는데, 검열과 감시가 이루어지는 환경에서는 무해한 시민으로 보이기 위해 애쓴 결과가 아니었을지.

유승환: 이곳이 재미있는 대목입니다. <서소문정에 왜 못 갈까?>라는 문제가 일단 하나가 있잖아요. 서소문정이라고 하면 서촌으로 가기 위한 입구입니다. 지금도 시청에서 서소문동을 지나 죽 올라가면 서대문 쪽으로 가는 큰 길이 나오죠. 그렇게 서대문, 소위 서촌으로 죽 가면 마주치는 장소들이 독립문이나 서대문 형무소 같은 곳이죠. 그러니까 사라져 버린 조선, 혹은 조선 독립의 문제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들이에요. 그렇다면 거기서 무엇인가를 기록한다는 건에 공포를 느낀 것이 아닐까.
김미영: 검열을 의식한다는 거겠지요.
유승환: 정작 검열이 두렵다고 말하지는 못합니다. 사실 검열 때문에 검열에 대해서조차 말하지 못하는 거죠. 그 대신 구보는 자기가 신경 쇠약에 걸려서 거기에 가지 못한다고 말해요. 근데 이게 말이 안 되는 게, 이 작품 초반에 구보는 <나는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신경 쇠약이라고 해요. 농담이에요. 일부러 그렇게 말한 거에요.
사실 검열 때문에 검열에 대해서조차 말하지 못하는 거죠.


추가적으로, 11장에 본인의 신경쇠약을 의식하는 동시에 옆을 지나쳐가는 건장한 사내에게 위압감을 느끼며, 어릴 적 『 춘향전』을 읽었던 일을 구보가 후회하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 춘향전』이 어디가 어때서? 야시꾸리한 내용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그 때문에 그러나?'라고 의심스레 여겼었다. 하지만 대담을 읽으며 꼭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유승환: (중략) 그러면서 구보는 <그럼 내가 언제부터 이런 신경 쇠약에 걸렸을까?>하며 11화부터 『 춘향전』 이야기를 합니다. 박태원의 다른 산문을 보면 자신의 문학적인 경험의 시작으로서 취학 이전에 『 춘향전』을 탐독했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 춘향전』을 읽은 건은 박태원 문학의 출발점이죠. 그런데 박태원은 바로 그 춘향전을 볼 때부터 내가 이미 신경 쇠약에 걸릴 운명이었다고 말하는 셈입니다.
김미정: 작가의 운명.
유승환: 작가는 신경 쇠약이라는 병에 걸리는 존재라는 거에요. 그러니까 이 식민지 조선에서 문학을 한다는 건 자체가 일종의 공포, 신경 쇠약이라는 이름으로 가장되는 공포를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해해서 미안해요 구보 씨. 소설가로서의 고민을 털어놓은 문장인 줄도 모르고..

대담에는 고현학 외에도 시대적 배경과 주변부 사실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 대담을 읽고나면 확실히, 한 소설가의 밋밋하고 실없던 하루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대담은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그나저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될 당시 이상이 삽화가로 참여했다는 점이 신기하다. 시와 소설을 쓰는 문인인 줄로만 알았는데, 본래 전공은 건축과인데다가 삽화도 그리다니, 다능인이었구나.

19화, 29화, 30화에 삽화가 빠져 있는데 이상이 그날 개인적인 문제로 그리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포인트.

어머니는 다시 바느질을 하며, 대체, 그애는, 매일, 어딜, 그렇게, 가는, 겐가, 하고 그런 것을 생각해본다.
하지만, 보통학교만 졸업하고도, 고등학교만 나오고도, 회사에서 관청에서 일들만 잘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어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또 동경엘 건너가 공불 하고 온 내 아들이, 구해도 일자리가 없다는 건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는 어딜 갈까, 생각해 본다. 모두가 그의 갈 곳이었다. 한 군데라 그가 갈 곳은 없었다.
구보는 종로 네거리에 아무런 사무도 갖지 않는다. 처음에 그가 아무렇게나 내어놓았던 바른발이 공교롭게도 왼편으로 쏠렸기 때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때, 구보는 차라리 고독에게 몸을 떠맡겨 버리고, 그리고, 스스로 자기는 고독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고 꾸며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amp;amp;hellip;
그러나, 여자가 청량리행 전차 속에서 자기를 또 한 번 발견하고, 그리고 자기가 일도 없건만, 오직 여자와의 사이에 어떠한 기회를 엿보기 위해 그 차를 탄 것에 틀림없다는 것을 눈치챌 때, 여자는 그러한 자기를 얼마나 천박하게 생각할까. 그래, 구보가 망설거리는 동안, 전차는 달리고, 그들의 사이는 멀어졌다.
그러면서도 구보는 그 비극에서 자기네들을 구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서려 들지 않았다.
결혼 비용 삼천 원. 신혼여행은 동경으로. 관수동에 그들 부처를 위해 개축된 집은 행복을 보장하는 듯싶었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두 사람은 거의 일시에 머리를 돌리고 그리고 구보는 그의 고요한 마음속에 음울을 갖는다.
&amp;amp;amp;amp;amp;amp;amp;amp;amp;lt;모데로노로지오&amp;amp;amp;amp;amp;amp;amp;amp;amp;gt;를 게을리하기 이미 오래다.
때마침 옆을 지나는 장년의, 그 정력가형 육체와 탄력 있는 걸음걸이에 구보는, 일종 위압조차 느끼며, 문득 아홉 살 때에 집안 어른의 눈을 기어 『 춘향전』을 읽었던 것을 뉘우친다.
구보는 이 조그만 사건에 문득, 흥미를 느끼고, 그리고 그의 &amp;amp;amp;amp;amp;amp;amp;amp;amp;lt;대학 노트&amp;amp;amp;amp;amp;amp;amp;amp;amp;gt;를 펴들었다. 그러나 그가 문 옆에 기대어 섰는 캡 쓰고 린네르 쓰메에리 양복 입은 사내의, 그 온갖 사람에게 의혹을 갖는 두 눈을 발견하였을 때, 구보는 또다시 우울 속에 그곳을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
황금을 찾아, 황금을 찾아, 그것도 역시 숨김없는 인생의, 분명히, 일면이다. 그것은 적어도, 한 손에 단장과 또 한 손에 공책을 들고, 목적 없이 거리로 나온 자기보다는 좀 더 진실한 인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여자가 그자에게 쉽사리 미소를 보여주었다고 새삼스러이 여자의 값어치를 깎을 필요는 없었다.
「이리 온.」 그러나 강아지는 먼젓번 동작을 또 한 번 되풀이하였을 따름, 이번에는 입을 벌려 하품 비슷한 짓을 하고, 아주 눈까지 감는다.
사실, 그는, 지금 벗을 가진 몸의 다행함을 느낀다.
구보는 그저 『 율리시스』를 논하고 있는 벗을 깨닫고, 불쑥, 그야 &amp;amp;amp;amp;amp;amp;lt;제임스 조이스&amp;amp;amp;amp;amp;amp;gt;의 새로운 시험에는 경의를 표해야 마땅할 게지. 그러나 그것이 새롭다는, 오직 그 점만 가지고 과중 평가를 할 까닭이야 없지.
그들의 세상살이의 걸음걸이가, 얼마나 불안정한 것인가를 깨닫지 못한다.
그리고 속으로 지난날의 조그만 로맨스를 좀 더 이어 생각하려 한다.
그는 여자가 기독교 신자인 경우에는 제 자신 목사의 졸음 오는 설교를 들어도 좋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비 내리는 공원 안을 그들은 생각에 잠겨, 생각에 울어, 날 저무는 줄도 모르고 헤매 돌았다.
구보는 대체 무슨 권리를 가져 여자의, 그리고 자기 자신의 감정을 농락하였나.
그러나 아이들은 그렇게도 단순하다. 그들은, 그들을 사랑하는 사람을 반드시 따랐다.
문득, 제비와 같이 경쾌하게 전보 배달의 자전거가 지나간다. 그의 허리에 찬 조그만 가방 속에 어떠한 인생이 압축되어 있을 것인고.
구보는 자기가 이러한 사내와 접촉을 가지게 된 것에 지극한 불쾌를 느끼며, 경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와 사이에 간격을 두기로 하였다.
어느 틈엔가 종로에까지 다시 돌아와, 구보는 갑자기 손에 든 단장과 대학 노트의 무게를 느끼며 벗을 돌아보았다.
갑자기 구보는 온갖 사람을 모두 정신병자라 관찰하고 싶은 강렬한 충동을 느꼈다.
그럼 이 세상에서 정신병자 아닌 사람은 선생님 한 분이겠군요.
그 맑은 두 눈은 그의 두 뺨의 웃음우물은 아직 오탁에 물들지 않았다.
참말 좋은 소설을 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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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2 - [도서] - (#1)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읽고




 




독서모임 플랫폼으로 트레바리가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나는 개인적인 이유로 아그레아블 플랫폼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그 개인적인 이유라 함은... 나의 독서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것!

나는 한두 페이지만 읽어도 생각이 발산해서 하루에 읽을 수 있는 장수가 제한되어 있는데, 트레바리는 한달에 한권을 무조건 읽고 짤막한 독후감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나는 즉흥적인 면이 있어서 특정 책을 읽다가도 다른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곤 하는데, 트레바리는 꼼짝없이 4달을 지정된 트랙으로 달려야 하는 것으로 보여서 부담이 되었다.


그런데 아그레아블에서 매달 진행하는 온라인 독서 데일리 클럽은 매 평일 한 페이지만 읽어도 인증만 한다면 만원을 환급해주기 때문에 무시로 책을 읽는 습관이 잘 정립되었다.

나는 목표중심적인 인간이기 보다는 과정중심적인 사람인가봐.. 하루에 고작 몇페이지 읽어 뭐하냐는 시선이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이 방식으로 벽돌책도 독파했다. 몇년 전이라면 꿈도 못 꿨을 것..

아그레아블에 다른 독서모임도 있고 런닝크루 프로그램이 있는데 아직은 자유도 높은 프로그램만 참여하고 있다.


트레바리도 한번 참여해보고 싶기는 하다. 그러나 (i) 독파속도가 효과적으로 향상되거나, (ii) 지정도서 중 최소 2권 정도는 이미 읽어본 책이어야 가능할듯. 그러지 않으면 시간 낭비, 돈 낭비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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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는, 삼별초의 항몽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은 물론이고 그저 자연경관과 공기를 만끽하고픈 사람도 모두 환대받는 곳이다. 나무와 꽃이 드넓은 부지 곳곳에 심겨있는데, 이곳만큼은 바다와 상관이 없다는 듯 달큰한 나무내음 꽃내음이 부지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해발고도 200미터 정도의 고지대이다 보니 주변일대에 내리쬐는 햇볕은 모조리 항파두리 유적지가 흡수하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식물들이 햇볕에 말갛게 내놓고 열심히 일광욕을 하고 있는걸 보니, 갑자기 행주산성과 남한산성도 이렇게 높은 지대에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떠올랐다. 항전을 하려면 우선적으로 '고지'를 점령해야 하는거군..(당연한 사실22222)




유적지를 모두 돌지는 못하고 5번 나홀로나무를 보고 1번 항파두리항몽유적지에서 전시된 내용을 보고 왔다. 잰걸음으로 하면 혹자에겐 20분컷일 수도 있었겠으나,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걷고 전시관 설명을 유심히 보다보니 1시간 가까이 걸렸다.

경치에 감탄하며 연신 사진을 찍었는데.. 폰카 따위는 담을 수 없는 분위기와 구도였다. 그래도 일단 개중 몇개 추려서 올려본다.



 

 

 

 

 

 

 

나홀로나무는 멀찍이나마 두 친구나무를 좌우에 두고 있더란. 나홀로나무가 아니라 삼총사나무로 명칭이 바뀌어야..ㅋㅋㅋ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 입장료는 무료였음.

 

들어가서 바로 좌측에 전시관이 있다.

 

삼별초의 항몽 루트를 보여주는 지도





네이버 지도를 살펴보다 우연히 발견하여 들른 것인데.. 마음에 확 박혀부렀다. 언젠가 또 제주도를 온다면 꼭 다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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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과 천국을 믿는 크리스천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지옥에 가지 않도록 전도에 힘쓰는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귀결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떠한 방식으로도 전도하지 않는 크리스천이 당신 주변에 있다면, 그 주변인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미움 받을까 두려운 마음이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압도하거나, 전도하기에 적당한 때를 노리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부디 첫번째 이유가 아니길 바란다.

이 글을 적는 이유는, 두번째와 세번째 이유로 전도를 주저하는 나 자신을 설명하고 스스로를 타이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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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며 송화가루가 기관지를 괴롭히는 나날들이지만, 해가 길어지고 신록이 돋아나니 확실히 생동감이 넘친다. 교통체증에 옴짝달싹 못해도 나쁠 것이 없다. 나무들에 둘러싸인 정자를 눈에 담을 뿐만 아니라 사진으로도 남길 짬이 생겼으니 말이다.


네이버지도를 찾아보니 효사정 공원이라는 것 같다. 그 너머에는 한강이 있다는데, 초행길이라 몰랐던 부분이다. 새로운 공간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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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나는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라서 골전도 이어폰을 구매하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나는 가위도 잘 눌리고, 작은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다. 심지어는 초등학생 때 피아노 방이 아래 그림과 같은 구조여서 피아노 연습에 집중하지 못하고 등골이 시려서 뒤를 연거푸 돌아보기도 했었구. (그래서 피아노랑 멀어지게 됨..은 핑계)

이렇게 불안도가 높은 내가 골전도 이어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야외 달리기를 할 때 음악을 들으면서도 혹시나 괴한이 뒤에서 달려들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사무실에서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낀 채로 일하다가 직장동료의 급작스러운 방문에 소리를 질러버리고야 마는 나에게는, 귀가 노출된 채로 음악 청취가 가능한 골전도 이어폰은 그 컨셉 자체로도 구미가 당기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이미 몇년전에도 골전도 이어폰의 존재를 알고 구매를 고민했지만, 당시 음질이 안 좋다는 리뷰가 꽤많이 보여서 마음을 접었었다.

그 몇년 전의 결정을 뒤엎고 작년 여름 골전도 이어폰 (정확히는 SHOKZ 오픈런프로 미니)를 23만원 정도에 쿠팡에서 구입했다. 번복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i) 실제로 SHOKZ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는 점, (ii) 곧 업무환경이 변해 낯선 사람들 속에서 업무해야 할 처지였던 점, 이 두 가지였다. 주변인을 통해 SHOKZ 음질이 그렇게까지 조악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낯선 업무환경에서 음악으로 도피하는 동시에 외부소음을 인식해야할 필요성이 커지자 골전도 이어폰을 안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골전도 이어폰을 사고 의도한 대로 사용하고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원래 목적과 전혀 엉뚱한 용처에 사용하고 있다. 당초 업무환경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계획이 틀어졌고, 내가 야외 달리기를 일년에 다섯번 할까말까 하는 인간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 골전도 이어폰을 안 쓰고 있는가? 집 안에서 잘만 쓰고 있다. 벽간소음이 심하기 때문에 이웃집에 민폐를 최대한 덜 끼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일반 이어폰을 끼고 싶지는 않은게, 피아노방에서 뒤를 계속 돌아보던 어린 나는 실내공간을 연신 확인하는 예민보스 성체로 자라났기 때문에 주변소음을 끊임없이 의식해야 마음이 놓였다.

엉뚱한 전개이지만, 여튼 잘 쓰고 있다는 사실.


충전단자가 독특해서 잃어버리면 골치 꽤나 아플듯..


참, 이 골전도 이어폰은 조용한 사무실에서는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 어느 정도 데시벨이 올라가거나 톤이 높아지면 옆사람에게 꽤나 명확히 들리기 때문. 혼자 있는 공간이나 다소 시끄러운 공간에서 사용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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