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근심걱정 없이 편하게 살 수 있을까? 더이상 용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근심걱정거리는 줄어들기는 커녕 더 늘어나기만 할 것 같아.

게다가 나는 무던하지도 않아서 외부적인 요인이 없으면 알아서 걱정거리를 만들어낸다. 이 분야에서만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스타일;;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환경을 잠깐이나마 향유하고 싶다.

생각을 잠시 멈추어도 별일이 없는 그런 진공의 시간.

입증해내고, 싸우고, 쟁취해내고, 만들어내는 일을 잠깐 쉬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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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토리 출판사에서 펴낸 벤허를 읽다가, 번역 문제로 5부 초입부터 현대지성 출판사 버전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3부까지는 더스토리 버전으로 어떻게든 읽고 있었는데 4부부터 공중제비를 돌고 물구나무를 서도 의아스러운 문장들이 대거 출현하기 시작했다. 가령 아래 사진과 같은 문장들이었는데

'로마의 신민으로 평화로워지자' 문구의 대상이 강인가? 그렇다면 강이 신민이 된다는 표현이 영 어색하다.
괄호 친 부분..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건지 모르겠다.
태도를 수식하는 문구에 솔직하다는 단어가 두번이나 나올 필요가 있나? 원문에 그렇게 적혀 있었나 궁금해지는 대목.
상아판의 일부는 거의 '닮은' 상태였다..? 그냥 오탈자 교정이 덜 된듯..


아무튼 읽는 도중 턱턱 막히는 느낌에 기분이 영 좋지 않던 와중에, 전자책으로 현대지성 출판사의 버전도 확인해볼 기회가 있었다. 현대지성은 더스토리만큼 각주가 많이 달려있지 않았음에도 가독성이 좋았다. 그만큼 현대지성 출판사 버전이 번역이 더 잘 되었다는 뜻이렸다.

더스토리가 펴낸 '벤허'는 표지와 디자인, 각주 등등 여러 면에서 공을 들였지만 컨텐츠 그 자체를 놓친 것 같아 아쉽다. 번역본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독자가 컨텐츠에 접근할 기회가 차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번역자와 출판사에 탓을 돌릴 수도 있겠지만 좋은 품질의 번역에 돈으로 보답하기를 거부하는 한국사회 분위기도 한몫하는 듯. 조금 씁쓸하다. 아니면 원문이 워낙 번역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고.. 에라이 모르겠다.

일단 더스토리 버전의 벤허는 4부까지 읽었으니, 해당 지점까지는 더스토리 기준으로 포스팅을 올리겠다.

세가지 문장(혹은 문단)에 대해서 원문 - 더스토리 - 현대지성 순으로 번역 비교를 하고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제4부 제2장

원문

"The river here runs to the west," he said, in the way of general answer. "I remember when it washed the base of the walls; but as Roman subjects we have lived in peace, and, as always happens in such times, trade has had its will; now the whole river front is taken up with wharves and docks. (...)"

더스토리
"이 강은 서쪽으로 흐릅니다. 강물이 성벽에 바로 찰랑대던 때가 기억나는 군요. 하지만 로마의 신민으로 평화로워지자 자연히 무역이 번창했지요. 그래서 이제는 강의 전면에 부두와 선창이 세워졌지요. (...)"

현대지성
"강은 여기서 서쪽으로 흘러간답니다. 강물이 담 기슭에 밀려왔던 때가 생각나네요. 하지만 로마 백성으로 이제껏 우리는 평화롭게 살아왔죠. 그리고 태평성대에 늘 그렇듯 교역이 융성하여 이제는 강가 전체에 부두와 선창이 들어섰죠. (...)"

원문에도 Roman subject로서의 we 라고 주어가 명시되어 있다. 더스토리 버전의 문장은 주어가 누락돼 혼란스럽다.

제4부 제6장

원문

Some there were, no doubt, caught by the promise held out to their troubled spirits of endless peace in a consecrated abode, to the beauty of which, if they had not money, they could contribute their labor; this class implied intellect peculiarly subject to hope and fear; (..)

더스토리
일부는 고통받는 영혼이 성소에서 끝없는 평화를 얻으리라는 약속에 붙들린 것이다. 이들은 신전의 아름다움을 위해 돈으로, 돈이 없으면 노동력으로 봉사했다. 이 부류는 특히 희망과 두려움을 조건으로 지성을 암시한다.

현대지성
지친 영혼들이 성스러운 곳에서 끝없는 평온을 누릴 수 있다는 약속에 자로잡혀 돈이 없다면 일을 해서라도 그 아름다움에 기여하려는 이들이 분명 있었다. 이러한 부류는 특히 희망과 두려움을 품기 쉬운 식자층일 확률이 높다.

음.. 이 문장은 현대지성 쪽에서 번역을 잘한것 같다. 원문 문장이 어렵다;;


제4부 제12장

원문

The manner was frank, cordial, winsome. Drusus melted in a moment.

더스토리
솔직하고 쾌활하면서도 솔직한 태도에 드루수스는 곧 마음이 풀렸다.

현대지성
솔직하고 진심이 담긴 메살라의 쾌활한 태도에 드루수스는 언제 화가 났었냐는 듯 금세 풀어져 (...)

원문을 읽어보면 같은 단어가 두번 반복되지 않는다. 더스토리는 솔직하다는 표현이 두번 나오는데 번역단계는 그렇다 치고 편집단계에서는 이 문장을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못한건지 의문이긴 하다.




친한 언니가 선물해줘서 이탈로 칼비노의 책을 처음 읽게 되었다. 민음사 TV의 정기현 편집자님이 이탈로 칼비노를 자주 언급하기에 궁금하던 차였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마르코 폴로가 쿠빌라이 칸에게 답사한 도시들에 대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아, 동방견문록의 테마를 차용하고 있다. 다만 이탈로 칼비노의 책은 상상 속의 도시들을 나열하고 있다. 허구의 도시들이기 때문에 관념적&개념적 요소가 많이 부각되고, 패턴을 소개하는 동시에 카오스를 강조하며, 정서적인 디테일이 생략되어 있다. 상상의 나래는 잔뜩 펼치는 동시에 관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이탈로 칼비노의 필치가 상당히 건조하다. 그 때문인지 신기한 광경은 잔뜩 마주치지만 어쩐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이 많이 생각났다. (건조한 모래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꽤 있어 더욱 달리의 작품이 연상되었을 수도..)

화자인 마르코 폴로는 괴이한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에 대한 동정심도 없고, (얼마 있지도 않은) 이상적인 도시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지 않는다. 마르코는 방문한 도시들은 하나의 요소로 환원하고 추상화하고자 하고, 없는 도시는 상상을 통해 존재케 하는 데 몰두하는 상념보이로 보인다. 

한줄평을 하자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은 기하학 서적과 프로그래밍 서적과 시집이 짬뽕된 느낌을 주었다. 상상 행위가 어디까지 뻗어갈 수 있는지 보는 재미가 있었다.
 

“제가 아직 젊었을 때, 어느 날 아침 그곳에 도착했습지요. 수많은 사람들이 시장으로 향하는 길을 바쁘게 걸어갔고 아름다운 치아를 가진 여인들이 제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어요. 무대 위에서는 병사 세 명이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사방에서 바퀴들이 굴러다녔고 색색깔의 플래카드들이 휘날렸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아는 것이라고는 사막과 대상로밖에 없었지요. 그날 아침 저는 인생에서 제가 기대할 수 있는 행복이 도로테아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 제 눈은 다시 광대한 사막과 대상로를 바라보아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길이 그날 아침 도로테아에서 제 앞에 열려 있던 수많은 길 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제1부 '도시와 욕망 1'

소설 초반부터 무슨 말인지 종잡을 수 없는 문단을 만나 좌절해 버렸다. 문장 사이사이의 거리감에는 무신경한 채, 연상되는 이미지와 낭독소리,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순수하게 기뻐할 수 있어야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읽을 자격이 부여되는 것인가?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이 시집과도 같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말하다 보면, 저는 폐하께 이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말씀드릴 수 없을 것입니다.
- 제1부 '도시와 욕망 2'

 

사신들은 페르시아인, 아르메니아인, 시리아인, 콥트인5), 셀주크인들이었다. 황제는 그의 신하들 모두에게 외국인이었다. 그러니 오로지 외국인들의 눈과 귀를 통해서만 제국은 쿠빌라이 앞에 그 존재를 드러낼 수 있었다. 사신들은 자신들도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부터 들은 소식들을 칸에게 보고했는데, 칸은 그 사신들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그 확실치 않은 소리들로 세금 징수원이 걷어 들인 총 액수, 해직당하고 참수당한 관리들의 이름과 성, 가뭄이 들 때면 폭이 좁은 강물에서 물이 흘러드는 수로의 크기 같은 것 들을 말했다.
- 제1부 closing 부분

 

하지만 베네치아의 젊은이가 보고를 할 때는 그와 황제 사이에 전혀 다른 의사소통이 이루어졌다. 동방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곳의 언어를 전혀 몰랐던 마르코 폴로는 몸짓과 높이 뛰어오르기, 감탄이나 공포의 비명, 포효하는 동물 울음이나 새소리로, 혹은 여행 가방에서 타조 깃털, 콩알 총, 석영 같은 물건들을 꺼내 자기 앞에 체스 말처럼 늘어놓으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었다. 쿠빌라이가 부여한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 재능 있는 외국인은 즉석 무언극을 보여 주었고 칸은 그것을 해석해야만 했다.
- 제1부 closing 부분

 

숲을 이룬 관들의 끝에는 수도꼭지, 샤워기, 홈통과 배수관이 달려 있습니다. 가지에 매달려 있는 때늦은 과일들처럼, 하늘을 배경으로 세면대와 욕조나 다른 자기 제품들이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배관공들이 자기 일이 끝나자 벽돌공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지도 않고 떠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 제3부 '섬세한 도시들 3'

이 문단을 읽고 살바도르 달리가 강하게 연상되었다. 



마르코 폴로가 돌 하나하나를 설명하며 다리를 묘사한다.

“그런데 다리를 지탱해 주는 돌은 어떤 것인가?”

쿠빌라이 칸이 묻는다.

“다리는 어떤 한 개의 돌이 아니라 그 돌들이 만들어 내는 아치의 선에 의해 지탱됩니다.”

마르코가 대답한다.

쿠빌라이는 말없이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이렇게 묻는다.

“왜 내게 돌에 대해 말하는 건가? 내게 중요한 건 아치뿐이지 않은가?”

폴로가 대답한다.

“돌이 없으면 아치도 없습니다.”

- 제5부 closing 부분

 

 (...) 그러나 트로이에 대해 말하면서 마르코 폴로는 트로이를 콘스탄티노플처럼 이야기했고 마호메트가 여러 달 동안 그 도시를 포위 공격하게 되리라는 예상을 했다. 마호메트가 오디세우스같이 영리한 사람이라면 한밤의 어둠을 이용해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골든 혼에 이르는 급류를 타고 페라와 갈라타를 돌아 노를 젓게 할 거라고 했다.

그와 같이 뒤섞여 버린 두 도시에서 제3의 도시가 탄생했는데 이 도시는 샌프란시스코라고 불릴 것이었으며, 금문 해협과 만 위에 길고 가벼운 다리가 놓일 수도 있고 가파른 길마다 전차가 올라갈 수 있으며, 태평양의 중심 도시로 꽃필 수도 있었다. 천 년 뒤, 황인종과 흑인종과 북아메리카 원주민과 살아남은 백인종의 자식들이 칸의 제국보다 더 광대한 제국에서 융화될 수 있는 시간인, 삼백 년 간의 긴 집중 공략 시기가 끝난 후에 말이다.
- 제9부 opening 부분

실존하는 도시들이 나와 잠시 기뻤으나, 그마저도 뒤섞어버리는 마르코 폴로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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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일은 항상 많다. 하나하나 다 응급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허나 다시 생각해보면, 사람의 생사가 오고갈 정도로 응급한 일은 없다.

옛날의 나는 일이 끝나고 한숨 돌리면 운동을 하고 책을 읽어야지 -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은 끝나지 않고 높은 이율로 복리 계산이 된 마냥 나를 덮쳐왔다.

 옛날에는 내 시간을 전적으로 투자해야만 업무 퀄리티가 좋아진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물론 업무에 전념해야 하는 시기가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놓고 보면 업무결과물에는 내 시간만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나의 경험과 지식, 성향이 다 들어간다.

다소 과격한 결론이지만, 좋은 사람은 통상적으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절대적인 투입시간만을 퀄리티 결정요인으로 보지 않고, 나의 순발력과 판단력, 지식, 감 등의 요소들도 종합적으로 반영된다고 여기는 편이 좋다.

일찍 자되 좋은 퀄리티로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수 밖에 없다. 후배들한테 항상 야근하고 늦게 자는 생활양식을 강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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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은 애저녁에 끝났지만. 무엇이 나에게 소소한 기쁨을 주었는지 기록해두어야 할 것 같아서..

제주도까지 와서 굳이 독립서점을 가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으나 네이버지도에서 우연히 본 '북앤띵즈'의 창밖 한라산 풍경에 마음이 사로잡혔다.

다행히도 여유가 생겨서 경유지로 잠시 들르게 되었는데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리자마자 빽빽히 우거진 잎사귀들과 귤꽃향이 입구에서부터 나를 환영해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야자나무(?) 길을 따라오다보면 작은 건물이 있는데 2층은 민박집으로 사용되는 듯 보였다.

'북앤띵즈' 내부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웠다. 창 밖으로 내다보이는 한라산 풍경은 기대했던 대로 멋있었다. 그래서 내부 사진을 더 찍고 싶었는데 촬영 자제 문구가 걸려 있어서 몇 장만 겨우 건졌다. 사장님께 결제하면서 물어보니 사람들이 많지 않을 때는 찍어도 괜찮은데, 공간 내부에 사람이 있는데 촬영음을 시끄럽게 내면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될까봐 그러한 안내문구를 걸었다고 하시는 듯 했다.



서점을 둘러본 한줄평 : 이렇게 작은 공간에 어떻게 이렇게 구미가 당기는 책들만 모아놓으셨을까?

책 3권 정도 더 담고 싶었지만, 집에 읽지 않고 켜켜히 쌓아둔 책들이 눈에 선해서 딱 한 권만 샀다. 눈에 담아둔 책은 아래와 같다.

  • 모호한 상실 : 해결되지 않는 슬픔이 우리를 덮칠 때
  •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 독서의 온도 모임의 체온 : 책의 온기를 유지하는 유료 독서모임 운영법

 


책갈피도 내 취향이고... 제주도에 오게 된다면 다시 한번 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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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 벤허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었다.

3부는 벤허가 노잡이로 복역(?)한 지 3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아리우스 사령관은 명장으로서, 해적을 소탕하는 임무를 가지고 아스트로이아 호에 승선하게 된다. 갤리선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피던 아리우스 사령관의 눈에 능숙한 노잡이 한 명이 눈에 띄게 되는데, 여기서 벤허와 아리우스 사령관의 인연이 시작된다.

작가 루 월리스는 묘사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편이라 생각이 드는데, 특히 지리 지형과 등장인물의 옷 차림새에 대해 세세하게 묘사를 하곤 한다. 안타깝게도 그 당시 지역 풍습도 모르고 유럽/중동 지역의 지리지식 또한 일천한 나는 이러한 묘사 장면에서 갈피를 못 잡고 헤매기 일쑤다. 3부에서는 보스포루스 해협 일대를 묘사하고, 갤리선 내부 구조도 자세히 담고 있는데, 둘 다 경험한 바가 없으니 뇌를 깨는 고통으로 읽어나가는 수 밖에 없었다. 루 월리스도 독학해서 얻은 지식으로 쓴 것이라던데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는...

다만 소설의 전개방식만은 루 월리스가 독자를 배려한 흔적이 보인다. 주인공 벤허의 첫 노잡이 생활 3년을 건너 뛰었기 때문이다. 루 월리스가 알아서 생략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우울해하거나 지루해했을 거다.

"뭐야, 자네는 이 배가 처음이야?"
"처음 봤지. 배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지도 몰라."
"그래도 괜찮은가?"
"신경쓸 일들은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야. 바다에서는 서로 금방 알게 되거든. 사랑도 미움처럼 급박한 위험이 닥쳤을 때 생기니까."
- 제3부 제1장 (p.194)
그는 배를 완전히 파악할 때까지 쉬지 않을 작정이었다. 잘 알면 요행수가 끼어들 틈이 없는 법. 노잡이장, 항해장, 선장을 시작으로 다른 장교들도 차례로 만났다. 수병 지휘관, 보급품 관리관, 설비 감독관, 주방 및 화기 관리관의 보고까지 들은 후에는, 각 구역을 돌아보았다. 단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철저히 살폈다. 시찰을 마치자, 아리우스가 승선자 중에서 그 배의 상태와 발생가능한 사고 유형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었다. 출항 준비까지 완벽하게 끝내고 나자, 이제 단 한 가지가 남았다. 자신이 통솔할 부하들을 철저히 파악하는 일이다. 이는 가장 섬세하고 까다로운 업무이기에, 그는 시간을 들여서 나름의 방식으로 착수하기로 했다.
- 제3부 제2장 (p.198)
힘을 쓰려면 근육의 양뿐 아니라 질도 중요하고, 우월한 경기를 하려면 힘뿐 아니라 정신력도 필요하다는 이론은 그의 신념이었다. 취미를 가진 자들이 그렇듯, 아리우스는 자신의 신념에 들어맞는 예를 늘 찾고 있었다.
- 제3부 제2장 (p.203)
로마군이 자기 배의 갑판에서 싸운다? 유대인 청년은 등골이 오싹했다. 사령관이 심한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 제3부 제5장 (p.227-228)
벤허는 노잡이장을 마지막으로 쳐다보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달아나는 게 아니라 사령관을 찾기 위해서.
- 제3부 제5장 (p.229)
아리우스는 또다시 다른 생각을 더듬는 듯했다. '네가 그의 아들이라면 틀림없이 카토와 브루투스에 대해 들어 봤겠지. 대단한 자들이었고, 무엇보다 죽음을 맞이함에 있어 비할 데 없이 훌륭했다. 그들 덕분에 로마에는 이런 죽음의 법칙이 생겼거든 '로마인은 행운이 따르는 동안만 산다.'* 듣고 있나?'
*각주: A Roman may not survive his good-fortune. 굴욕적인 상황이 되면 행운을 구걸 하지 않고 목숨을 끊겠다는 의미다.
- 제3부 제6장 (p.234)
벤허가 결연하게 대답했다. "맹세하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사령관님, 제게는 유대 율법이 가장 엄중한데, 그 율법이 제게 각하의 목숨을 책임지 게 할겁니다. 반지를 도로 받으십시오."
- 제3부 제6장 (p.237)






이 날 원래는 한라산 윗세오름 영실코스를 가려고 했던 것인데 날씨도 궂고 코스가 쉽지 않아서 3분의 1 지점에서 포기하고 내려왔다.

코스 시작지점인 상부주차장에서부터 구름과 하이파이브를 함..
몰라 무서워...
포기하고 내려오니,
날이 개기 시작하더라;;

결국 차머리를 돌려 방주교회로 가보았다.

방주교회는 몇 년 전에 익히 포도호텔을 설계한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곳으로 알고 있었다. 그때는 운전이 익숙치 않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방주교회에 가보지 못했는데, 드디어 가보게 되는구나.

가는 길은 한적하고 평화로워서 긴장과 기대감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내가 기대하던 모습을 보게 되리라는 전조현상 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고조되었다.

드디어 -

하단의 흰 페인트, 원래는 OUT이라 적혀있던건데 잘려서 100처럼 보인다 (ㅎㅎ)

어떻게 이렇게 지었을까. 경탄하면서 교회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교회의 앞면, 옆면, 뒷편 모두, 눈에 담아도 담아도 모자랐다. 제주도민이 아니니 나로써는 사진으로 담는 수 밖에 없다.


 


안에 기도하시는 분들도 있고 성전이라는 생각에 내부사진은 이것밖에 찍지 않았다.

내부에도 햇빛이 들어와서 나무의자들에 부딪히며 따뜻한 분위기를 내었다.

히브리서 말씀을 담은 액자가 있던데, 그 말씀은 이러했다.

[히11:7] 믿음으로 노아는 아직 보이지 않는 일에 경고하심을 받아 경외함으로 방주를 준비하여 그 집을 구원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세상을 정죄하고 믿음을 따르는 의의 상속자가 되었느니라





옆에는 방주카페라고 부속카페가 있는데,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통유리로 시야가 트인 카페 안에서 방주교회와 그 부근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밖에 나가 걸어보니 정원이라고 해야하나, 돌담길과 관목, 꽃가지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관리되어 있었다. 시선이 닿는 곳곳마다 예쁘다는 말만 반복했다.

 




가을도, 겨울에도, 참 근사하겠지. 다른 계절에도 방주교회에 가보고 싶어라.

 

 

 

 

여름 땡볕 테니스를 치게 되면 원래 물만 마셨었다.

물만 마시면 갈증만 해소되지 무기력한 감을 떨치기가 어려웠는데 그때 지인들이 BCAA니 뭐니하며 본인들 마시던 음료를 내주시곤 했다.

혼합음료 맛에 눈을 떠버리게 된 나는.. 포카리스웨트도 마셔보다가 그마저도 칼로리가 높은 것 같다는 생각에 요헤미티에 정착했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이 들어있다는 듯 하다.


동전 모양의 발포제인데 400-600미리 물에 넣으라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맛이 강해서 반을 갈라 넣는다. 텍스트도, 보충제도, 학습량도.. 나는 소화능력이 평균치 미달이니까. 이게 맞을거다.

더운 날씨에 요헤미티 탄 물을 들이키면 힘이 나는것 같다. 몸에 좋다고 요헤미티가 광고는 하는데 100퍼 신뢰할 순 없다. 원래 음식이나 보충제 같은 것들은 장기간 섭취 및 복용해야 그 효과를 알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감과 유추능력으로 본인 몸에 득실이 될지 따지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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