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1886년에 등장했습니다. 지금도 메르세데스 벤츠로 명맥을 잇는 칼 벤츠가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단기통 954cc 엔진으로 시속 16km 정도로 주행할 수 있었죠. 그 시작은 미약했습니다.
-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 (자율주행차가 바꿀 미래)
Chapter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는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다. 기술적인 내용이 도로상황 인식기능에 치중되어 있어서 조금더 쉽게 읽힌 탓도 있었다. 레이더, 라이더, 카메라와 같은 여러 센서들을 중첩하여 도로의 장애물과 차선을 구분하는 줄은 몰랐다. 그렇게 여러 센서들이 보내온 데이터를 베이즈 정리를 통해 라벨링하여 도로상황을 판단하는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 인간인 나는 도로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판단하는지를 계속 생각하며 읽으니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 챕터가 재미있었던 진짜 이유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몰고 올 도덕적 판단의 문제와 산업재편의 가능성을 짚어준 데 있었다. 도덕적 딜레마 부분에서는 마이클 샌델 아저씨가 이야기한 트롤리 문제 (한명의 희생과 여러명의 희생 중 무엇을 택할 것인지)가 회자되는데, 완전자율주행 개념이 도입된다면 이러한 가치판단 문제도 자율주행기계가 결정하게 될 것이란 생각에 섬짓해진다. 아래 대목을 읽자마자 '역시 인간만이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고개를 쳐들 수 밖에 없음..
도덕 기계의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의 딜레마에 관한 별도 연구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참가자의 76%는 10명의 보행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1명의 탑승자를 희생할 수 있다고 답변합니다. 그 편이 훨씬 더 도덕적이라는 거죠. 하지만 자신 또는 가족이 그 차에 탑승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얘기를 듣고 “그래도 다수를 살리도록 하는 그 차를 구매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불과 19%만이 구매하겠다고 대답합니다.
-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 (자율주행의 딜레마, 누구를 희생해야 할까?)
자율주행기술이 개발될 수록 모빌리티 서비스야 당연히 재편되겠지만, 숙박산업도 영향을 받으리란 생각은 못했다. 모빌리티 기술이 고도화되면 경유지에서의 숙박업 수요와, 덩달아 부동산 수요도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는 말.. 내가 변화를 싫어해서인지 산업이 재편된다, 시장이 바뀐다는 말에는 자연스레 긴장이 된다.
대중교통에도 큰 변화가 생깁니다. 버스와 지하철 중심의 교통체계는 지하철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고 골목마다 들어선 마을버스라는 개념도 재정의할 필요가 있겠죠. (...)
호텔 산업도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더 이상 중간 지점에서 숙박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마치 야간열차 침대칸을 이용할 때처럼 이동 중에도 자율주행차에서 숙박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서 크게 영향을 받진 않겠지만 미국처럼 큰 나라는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될 거예요. 부동산 업계도 요동칠 겁니다. 자율주행차가 이동의 제약을 줄이면 대중교통이 편리한 입지의 의미가 많이 약화됩니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격의 기준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지겠죠.
-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 (자율주행차가 바꿀 미래)
이렇게 자율주행 기능에 대하여 읽어보았다. 챕터 3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수학 교양서도 시도해봐야 겠다. 눈치코치로 읽어나가긴 했지만, 아무래도 문과생이다 보니 베이즈 정리가 자율주행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려웠다. 컨볼루션 신경망 부분도, 개념을 이해하고 싶어서 유튜브영상을 몇개 찾아보았지만 기초적인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제 중고등학교 시절의 문제풀이용 수학공부에서 벗어나,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기 위한 수학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시점..
다르파는 이른바 ‘미친 과학국’이라는 별명을 지닌 기관입니다.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자, 깜짝 놀란 미국이 이에 대응하여 창설한 군사적 목적의 연구기관입니다. 혁신적인 연구를 후원하는 정부기관으로도 유명하죠. 1969년에는 인터넷의 원형으로 일컬어지는 아파넷ARPAnet을 개발해 유명해졌습니다.
-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 (자율주행의 시작,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
2004년에 개최한 첫 자율주행대회에도 상금 100만 달러가 걸려 있었습니다. 다르파가 이처럼 상금을 내건 이유는 군사적 목적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 위함이었죠. 미군은 보급품을 싣고 위험한 군사 지역을 통과할 때 자율주행차를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차량이 공격을 받거나 폭발하더라도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죠. 당시 미국 의회는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를 승인하면서 2015년까지 지상 군용 차량의 3분의 1을 무인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물론 2022년인 지금까지도 실전에 투입된 지상 군용 자율주행 차량은 1대도 없으니 지나치게 낙관적인 계획이었죠. 어쨌든 대회 장소 또한 당시 이라크 전쟁(2003~2011년) 중이던 중동 지역의 전투 현장과 비슷한 캘리포니아의 모하비사막을 택합니다.
-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 (자율주행의 시작, 다르파 그랜드 챌린지)
이제 더 이상 네모난 물체는 바위이고, 움직이는 물체는 새라는 식으로 규칙을 일일이 입력하지 않습니다. 스런이 “자동차가 스마트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두세 가지 법칙이 아니라 수만 가지 법칙이 필요하다”라고 했지만 그렇게 많은 규칙을 일일이 입력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자율주행차는 베이즈 정리(Bayes’ Theorem)라는 유명한 공식을 기반으로 운행을 해나갑니다.
-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 (자율주행의 공식, 베이즈 정리)
현대 통계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로널드 피셔(Ronald Fischer, 1890~1962)는 확률을 믿음으로 바라보는 이런 베이즈 정리를 매우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베이즈 정리는 지나치게 주관적이라는 거죠. 피셔를 중심으로 하는 통계 추종자들을 빈도주의자Frequentist라고 하는데, 이들은 베이즈주의자가 과학의 객관성을 훼손한다고 보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빈도주의자들이 이해하는 확률은 출현 빈도수입니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600번 굴려 4가 100번 나왔다면 확률은 정확히 1/6인 거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고전적인 통계 방식이기도 하며, 학창 시절에 우리가 배운 통계도 바로 이 빈도주의에 따른 겁니다. (...)
주사위를 던져 4가 나올 확률이 1/5.4이라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인가요? 하지만 모든 것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실 세계에서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확률입니다. 주사위를 계속해서 사용하다 보면 주사위의 한쪽 면이 닳거나, 모서리가 뭉개지거나 하면서 말이죠.
아직도 베이즈 정리가 와닿지 않는다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가격 결정의 원리를 떠올려봅시다. 시장에서 물건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이 올라갑니다. 이렇게 가격은 점차 조정되다가 마침내 균형에 이르게 되죠. 확률을 믿음으로 보는 베이즈 정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믿음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다가 균형에 이른다는 점에서 말이죠. 실제로 자본주의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90)와 베이즈 정리의 토머스 베이즈는 동시대 사람이며, 두 사람 모두 스코틀랜드에서 교육받았고, 철학자 데이비드 흄(David Hume, 1711~76)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많은 부분이 유사합니다. 결국 이 둘은 대중이 지닌 지혜의 장점을 취하는 합의 추구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 (자율주행의 공식, 베이즈 정리)
뭇사람들은 수학이나 과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오면 무조건적인 진리라고 여길텐데, 그 옛날에는 베이즈주의자들과 빈도주의자들 간에 논쟁이 있었다는 사실도 신기하게 느껴진다. 현대사회에서 과학/수학을 절대무오의 진리로 여기는 오늘날의 경향성을 보았을 때, 옛날 사회 분위기가 조금 더 건강했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많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스마트 스피커와 비교해보죠. 카카오미니나 SKT NUGU가 100번의 발화 중 99번을 제대로 알아듣는다면 정말 훌륭하다고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100개의 정지 신호 중 99개를 제대로 인식하는 자율주행차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마찬가지로 박수 쳐줄 생각이 들까요? 자율주행 기능에는 엄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단 한번의 오인식으로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죠.
- 3. 자율주행: 테슬라가 꿈꾸는 기계 (완전 자율주행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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