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할 줄 알아야 겠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요즘이다. 최근 물가가 올라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주요한 이유는, 먼훗날 언젠가 off-grid로 살고자 하는 희망사항을 가진 인간이라면 필수덕목으로 요리실력을 갖추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하지만 아직 복잡한 요리는 하기 싫다. 재료 손질도 귀찮거니와 식후 뒷정리를 생각하면 뒷골이 땡겨오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봉지라면 끓이기도 요리의 범주에 들어간다. 하지만 라면은 어릴 때부터 끓여왔기 때문에 요리의 저변을 넓히려면 다른 메뉴도 시도해봐야 하는데... 하는 찰나, 교회 셀장님이 '파스타도 라면 같이 조리하기 간단하다'라는 말씀을 하셔서 결심이 섰다. 라면 조리 수준만큼의 평이함을 보장한다니, 당분간은 파스타로 요리(?) 연습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이것도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면..

오늘은 페스토 파스타를 만들었다. 고기(목살)는 쿠팡이츠로 외부조달해옴. 고기도 구울까 했는데 아직 나는 파스타면 삶는 행위도 버거운 인간이니까.. 자기객관화 하자.

파스타면 삶기가 무엇이 그리 힘드냐고 할 수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이런것도 분절해서 하나하나 알려주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그래서 국가비의 '팬 하나로 충분한 두 사람 식탁'을 참고하며 파스타면을 삶고 페스토 소스를 뿌려 볶았다. 페스토 소스가 조금 많이 들어간 것 같은데 다음에는 덜 넣는 것으로.

실은 몇달 전에 이 책에 나오는 삼겹살카르보나라도 시도해봤는데 주변에서 맛있다고 호응해주어서 매우.. 기뻤다. 하지만 요리초보자인 나에게는 재료가 3가지가 넘어가면 무리임을 깨닫게 되어서.. 당분간 이 요리는 실력이 좋아지면 다시 시도해볼 듯.


팬 하나로 충분한 두 사람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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