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그러했겠지만 12월이 1년 같이 느껴졌다. 아직 직접적으로 타격 받지 않았지만, 나라소식과 주변인들의 안부를 듣는것만으로도 마음이 무겁게 내려 앉았다. 제발 오는 2025년에는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모두 건강하고 무사한 한 해를 보내기를, 예수님 만나 구원 받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독서애호가 분들에 비하면 부족하지만) 2024년은 책에 대한 애정을 되살린 한 해였다. 만화책 하이큐 두권 포함해서 총 18권 읽었다. 난다긴다 하는 분들은 한 해에 100권도 넘게 읽으시던데 나는 나의 18권에 만족한다. 최근 몇년새 워낙 안 읽었어서.. 좋았던 책을 꼽자면
벤허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Trust (한국도서명: 트러스트)
슬로우 워크
말씀을 읽다
나 같은 기계들
From the Mixed-Up Files of Mrs. Basil E Frankweiler (한국도서명: 클로디아의 비밀)
나는 집중력이 오래 유지되는 편이 아니어서 한꺼번에 10권 이상을 병렬독서 해댔다. 난독증 환자가 궁금병이 도지면 어떻게 되는지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ㅋㅋ 어차피 직렬독서하면 진도가 더 안 나가서 이렇게 발산하는 독서가 내겐 맞는듯..
2024년은 불안함이 도처에 깔린 해였지만 말씀 읽기와 기도와 독서로 버텨냈다. 온전히 하나님의 인도하심 덕분이다. 2025년도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을 계속 간구하며 나아가야겠다.
250에서 500으로 승격되었고 이가 슈비옹테크 (Iga Swiatek) 등 상위권 여자선수들이 온다고 난리법석이었으나, 이름값하는 선수들이 대회 시작 전에 줄줄이 불참을 선언했다. 이렇게 되면 참가선수 중 내가 그나마 이름 들어본 선수는 헤더 왓슨이랑 슬로언 스트븐스, 아일라 톰리아노비치, 엠마 라두카누 정도일 뿐이다. 그나마도 내가 직관한 18일에는 아는 선수가 헤더 왓슨 밖에 없었음.
약간 짜식었지만.. 테니스경기 직관을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어디냐 싶어서.. 참아야지.
주차경쟁을 피하기 위해 첫경기 시작 시간인 정오보다도 이른 시각(11:15)에 도착했다. 어느 블로그에서 본 대로 동문2주차장에 가보니 여러 행사부스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핸드볼경기장 앞에 있는 주차장에다 댐.
날씨는 더웠으나 하늘은 예뻤다.
대회장이 먼 발치에서 보인다. 나 올림픽공원 처음 와봤나? 하도 귀에 익은 곳이라 한두번은 와봤으려나 했는데, 지형지물이 낯설었다.
윌슨라켓 시타 행사도 열리고 있었는데 숫기와 자신이 없어 엄두를 못 냈다. 아니, 시타코트 펜스가 너무 낮아서 까딱 하다간 공이 밖으로 나갈 것 같은거야. (공을 잘 못 쳤을 때 쏟아질) 싸늘한 시선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빠르게 포기..
15구역에 앉았는데 장단점이 있었다. 장점은 시간이 지나니 그늘이 져서 좋았고, 단점은 체어엄파이어 의자가 가리고 있어서 선수와 공이 일부 가려진다.
세번째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 여기서 코스튝 (Kostyuk) 선수 처음 알게 되었는데 백핸드 칠 때 상반신이 꽈배기 처럼 비틀리는 것에 속으로 놀랬고..
그리고 그간 여테를 영상으로 봤을 때는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어마무시한 스피드였다. 화면으로는 테니스선수들 근육이 없어 보였는데 직접 보니 달랐다. 특히 샘소노바 (Samsonova) 선수 복근이 매우 선명해서 무서웠다 (복근이..).
누구에게든 사인을 받고 싶어서 테니스공을 챙겨왔지만 시합 보다가 기가 죽어서 아무에게서도 사인을 받지 못했다. 경기 이긴 선수들이 호응이 좋은 관객석 쪽으로 사인볼을 던져주기도 했는데 그마저도 숫기가 없어서 받지 못했다.
그렇다. 표면적으로 나는 놀고 휴식했다. 그 누가 봐도 나는 쉬었다. 하지만 며칠동안 머리 한구석은 업무에 대해 불안해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노트북을 여러번 여닫았다.
J 상무님이 주신 커멘트는 선형적인 해결방법이 없었다. 대학교 영어원서를 맞닥뜨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 반복적인 연습만으로도 실력향상을 담보했던, 답지와 해설지가 풍부하게 제공되던 한국형 교과서&문제집과 달리, 물건너 온 원서교재들은 답지도 없었고 본문에서 다루지도 않았던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무례함을 저질렀다. 너는 내가 묻는 질문에 대답할 최소한의 창의성과 상식이 없는거니? 조롱하는 것 같았고.. J 상무님의 커멘트들도 비슷한 인상을 내게 풍겼다. 시간은 비선형적인 요구사항이야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선형적이고도 착실하게 흘러가서. 이제는 정말 뭐라도 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목전에 다가왔다.
성실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비정형적인 문제를 고민하라니, 내가 삶의 파도에서 의욕을 잃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비정형적인 문제를 다림질해서 직선으로 만들고자 요근래 책도 열심히 읽었건만 안 풀리는 문제는 여전히 안 풀린다. 대체 왜.
잠이나 자련다. 어떻게 이런 낯짝 두꺼운 말을 할 수 있냐고? 왜냐면 이런 상황을 오조오억번 겪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뭐라도 최선을 다 하려고 발악을 하다가 결국 야식 먹는 활동에 최선을 다 한 채 양치도 못하고 잠들어 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나 자신마저 저버리느니 스스로에 대한 예의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나?
11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12 내가 이스라엘 자손의 원망함을 들었노라 그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가 해 질 때에는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떡으로 배부르리니 내가 여호와 너희의 하나님인 줄 알리라 하라 하시니라 13 저녁에는 메추라기가 와서 진에 덮이고 아침에는 이슬이 진 주위에 있더니 14 그 이슬이 마른 후에 광야 지면에 작고 둥글며 서리 같이 가는 것이 있는지라 15 이스라엘 자손이 보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여 서로 이르되 이것이 무엇이냐 하니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어 먹게 하신 양식이라 16 여호와께서 이같이 명령하시기를 너희 각 사람은 먹을 만큼만 이것을 거둘지니 곧 너희 사람 수효대로 한 사람에 한 오멜씩 거두되 각 사람이 그의 장막에 있는 자들을 위하여 거둘지니라 하셨느니라 17 이스라엘 자손이 그같이 하였더니 그 거둔 것이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하나 18 오멜로 되어 본즉 많이 거둔 자도 남음이 없고 적게 거둔 자도 부족함이 없이 각 사람은 먹을 만큼만 거두었더라 19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기를 아무든지 아침까지 그것을 남겨두지 말라 하였으나 20 그들이 모세에게 순종하지 아니하고 더러는 아침까지 두었더니 벌레가 생기고 냄새가 난지라 모세가 그들에게 노하니라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순탄했던 기억이 별로 없다. 긴 세월이 흐른 뒤에는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라 불리울 만큼 빠삭한 내공을 가지게 되길 바랬지만, 8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계속 모르는 일 새로운 일만 도맡게 되더라.
매년 매월 매주 매일에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묻어있다. 오늘 버티면 내일, 다음달에는 어찌 할지 감도 안 잡히는 나날들..
만나를 다음날까지 쟁여두려 했던 몇몇 이스라엘 사람들이 너무나 이해된다.
그런데 하나님은 오늘의 만나에 족하라고 하신다. 내일은 내일의 은혜를 바라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돌파하려고 하지만 어려운 상황이 계속 주어져서 몸에 힘이 다 빠지고, 할 수 있는거라곤 기도와 말씀읽기 밖에는 별 방법이 없을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