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내가 추천 알고리즘을 막아두어서 더이상 유튜브 피드가 올라오지 않지만(링크), 그러한 설정을 하기 직전에는 유튜브 피드가 북튜버 채널들로 자연스레 채워지고 있었다. 책에 대한 애정이 다시 싹트게 된 까닭이다.
하지만 독서인으로서의 나는.. 추리소설을 탐독하지도 않고, 자기계발서는 약간 경멸할 뿐더러, 그렇다고 다분히 감상적인 소설이랑 딱히 친하지도 않은 아주 어정쩡한 독서취향을 가지고 있는 탓에, 하나의 특정 북튜버 채널이 나의 니즈를 온전히 충족하기란 (당연히) 불가능하다. 최대한 많은 북튜버 채널을 발굴해내는 것은 그래서 꽤 중요한 일이다.
지금껏 발굴해두고 몇몇 영상은 재미있게 보았던 북튜버 채널을 간단히 소개해본다. 나중에는 영미권 북튜버 채널도 찾아보려고 하는데 아직은 주파수가 맞는 채널이 없었다.
겨울서점
내 유튜브 유랑생활에서 최초로 맞닥뜨린 북튜버. 장르를 딱히 가릴 것 없이 광범위하게 읽으시는 편이고, 나는 감히 엄두를 못 내는 여러 철학 서적에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 멋있다 생각했다. 친구 신애님도 가끔 출연하시는데, 둘의 티키타카가 또 재미있다. 책 취향이 겹치는 것 같진 않다. 이분이 강추한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나는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취향은 안 겹쳐도 말솜씨가 좋으셔서 재미있게 듣는 편.
민음사TV
구독하던 북튜버 채널이 겨울서점 뿐이던 시절, 민음사TV 영상이 스멀스멀 피드에 올라와서 이따금 힐끔대며 보다가 영업 완료되었다. 채널영상을 대충 훑어보고 짐작컨대, 민음사TV의 연대기는 1, 2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1기는 한국문학팀의 정기현 편집자님과 김화진 편집자님이 출연하시던 말줄임표 코너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후 (아마도 고정적인 출연 멤버를 찾지 못한 것인지) 마케팅부 조아란 (당시) 차장님이 팔을 걷어부치고 문박싱, 갓생살기 코너에 출연하기 시작한 것이 2기의 시작점으로 보여진다.
1기나 2기나 소소하고 무해하지만 웃음을 놓치지 않는 컨텐츠들이 많아서 매우 재미있게 보고 있다. 특히 세계문학전집 월드컵에서 해외문학팀 박혜진 편집자님과 김민경 편집자님의 세문전 풀어내기 기술은 단연 압권. 다만, 민음사TV의 기본적인 목적이 자사 책 홍보이기는 하다보니 시류에 편승하는 의견만 내비치는 것 같아 살짝 아쉽다.
편집자 K
친구가 추천해서 보게된 북튜버. 문학동네 편집자 강윤정 님이신데, 그래서인지 문학 관련 책들을 많이 추천하신다. 편집자 K님은 감정선을 세세하게 다루고 특히 본인/화자의 감정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소설을 즐겨 읽으시는 것 같으나, 이분이 언급하신 책 중에 내가 읽은 책은 '모순' (양귀자 著)과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著) 정도이기 때문에 속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나는 이 채널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도서 보다 다른 아이템 (독서대, 리클라이너의자 등)을 영업당하고는 한다.
아직 소개하지 못한 북튜버들이 있는데, 시간이 늦어서 다음 포스팅에 또 작성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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