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
이렇게 하기가 싫을 수 있나?
그렇다. 표면적으로 나는 놀고 휴식했다. 그 누가 봐도 나는 쉬었다. 하지만 며칠동안 머리 한구석은 업무에 대해 불안해하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노트북을 여러번 여닫았다.
J 상무님이 주신 커멘트는 선형적인 해결방법이 없었다. 대학교 영어원서를 맞닥뜨렸을 때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난다. 반복적인 연습만으로도 실력향상을 담보했던, 답지와 해설지가 풍부하게 제공되던 한국형 교과서&문제집과 달리, 물건너 온 원서교재들은 답지도 없었고 본문에서 다루지도 않았던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무례함을 저질렀다. 너는 내가 묻는 질문에 대답할 최소한의 창의성과 상식이 없는거니? 조롱하는 것 같았고.. J 상무님의 커멘트들도 비슷한 인상을 내게 풍겼다. 시간은 비선형적인 요구사항이야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선형적이고도 착실하게 흘러가서. 이제는 정말 뭐라도 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목전에 다가왔다.
성실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비정형적인 문제를 고민하라니, 내가 삶의 파도에서 의욕을 잃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비정형적인 문제를 다림질해서 직선으로 만들고자 요근래 책도 열심히 읽었건만 안 풀리는 문제는 여전히 안 풀린다. 대체 왜.
잠이나 자련다. 어떻게 이런 낯짝 두꺼운 말을 할 수 있냐고? 왜냐면 이런 상황을 오조오억번 겪었는데 그때마다 나는 뭐라도 최선을 다 하려고 발악을 하다가 결국 야식 먹는 활동에 최선을 다 한 채 양치도 못하고 잠들어 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나 자신마저 저버리느니 스스로에 대한 예의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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