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완벽주의"란 인간에게 허락된 개념이 아닐 수도 있겠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면, 품질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자. 제시간에 마무리짓는 습관을 들이자.

계획을 세우는 습관도 들여야겠다. 옛날에는 무리한 계획을 세운 탓에 목표한 바를 달성하지 못해 속이 상했다. 속이 상해서 계획을 세우지 않은 지 오랜 세월이 지났다. (계획이 제로베이스인 상황에서 뭐라도 이루면 그 성취감이 배가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째 시간에 대한 책임을 져버리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내가 계획을 잘 지키지 못했던 것은, 그저 내 생각과 내 욕심으로 하루를 짰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계획을 하나님께 맡겨드리자. 하나님이 주시는 미션으로 하루를 살아내자.


‘속도’는 중요한 미덕이다. 특히 저연차 직장인일수록 완벽을 기하겠다고 오래 보고서를 잡고 있기보다는 일단 완성해서 상사에게 보여 주는 것이 낫다. 물론 거의 100퍼센트 혼이 날 것이다. 일을 이따위로밖에 못하느냐는 말을 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래 붙잡고 있는다고 해서 완벽해질 가능성도 작으니 어차피 혼나는 건 마찬가지다. 어쩌면 일 처리가 느리다고 두 배로 혼날지도 모른다. 내 눈에는 완벽해 보여도 상사 눈에는 흠잡을 것투성이다. 어차피 혼날 바에야 빨리 보고한 뒤 지적받은 점들을 보고서에 반영하는 것이 완벽에 가까워지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래서 주니어 기자 시절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말도, 지금 내가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도 이것이다.

  “일단 빨리 초고부터 올려!”

당신만 모르는 일의 법칙 51 | 이혜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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