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할 수 있는거라곤 관련 책을 찾아 읽는 것뿐이다.

시류가 그렇지 않은가? 어떤 기업이나 국가가 LLM을 비롯한 인공지능에 의구심이나 회의감을 표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국내 대형 출판사도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하는 방법을 다룬 영상을 올릴 뿐, 판단할 권리와 의무를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손쉽게 이양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지는 않는다. 일터에서도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할 궁리를 회사 차원에서 하고 있기에, 관련 담당자분께 인공지능이 적극 도입된다면 주니어 교육과 업무 검토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신지 여쭤보니, 일단 답만 맞으면 된거 아니냐는 식의 뜨악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기업이 아무리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 해도 말이지, 가치판단이 너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되지 않나?  

실은 돈이지. 다 돈이야. 물론 나도 돈이 좋지만, 숙고가 필요한 사항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전세계적으로 ESG니 친환경이니 지구온난화니 그렇게 난리를 쳐대면서, 인공지능 구동하려고 돌아가는 데이터센터에서 뿜어내는 어마어마한 열기는, 그건 뭐 없는 셈 치기로 한건가?

그런데 이렇게 불만이 가득한 내가 관련 보직을 맡았으니 참 아이러니하다. 일단 맡았으니 직무는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 한다. 어차피 인공지능 꼴보기 싫다고 내외했다간 그 결과가 불보듯 뻔하다. 내 턱 밑까지 와서 "나 이만치 따라잡았어. 이제 어쩔테야?"라고 어퍼컷을 날릴 게 뻔하다. 그러니.. 관련 공부를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다. 이러나저러나 한참 부족하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책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표지의 각 칸의 그림은 이 책이 다루는 여덟까지 꼭지를 의미한다.


이 책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지식')은 그런 사고흐름 속에서 고르게 되었다. 원래 종이책으로 사뒀었는데 밀리의서재에도 있기에 이북리더기로 읽어나가는 중이다.

우리 곁을 떠난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1942~2018)은 살아생전에 “인공지능은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고,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1971~) 는 “인공지능은 악마를 소환하는 것”이라며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인류를 정복한다거나 인류의 존재를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였죠.
그러는 사이, 인공지능은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습니다.
-  들어가며
챗GPT, GPT-4와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기술은 분명한 공학이며 그 원리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독자 여러분께 알리고 싶었습니다.
- 들어가며


저자인 박상길 님은 기술 옹호론자로 보인다. 그런데 지금은 니편내편 따질 때가 아니고 인공지능의 유형과 원리를 탐색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새삼스레 알게 된 사실은, 챗GPT 이전에도 인공지능이 생활 곳곳에 녹아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챗GPT나 미드저니, 소라의 출현과 물리적 실체를 지닌 로봇의 발전으로 내가 이리 위협을 느끼는 거지, 이미 자동차와 기계번역, 검색엔진에 인공지능이 녹아있었구나. 하지만 몇해전까지만 해도 인간을 보조하는 수준으로만 인공지능이 존재했을 따름인데, 오늘날 인공지능은 창작의 영역을 이미 침범했다. 그 지점에서 나는 공포감을 느낀다.

그건 그렇고.. 아직 읽어나가는 중이지만 설명이 매우 깔끔하고 포인트를 잘 짚어내고 있다. 인공지능을 이제 갓 접한 나도 언뜻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으로 인공지능 발전의 역사를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높이 사고 싶다. 더불어 정진호 님의 그림 또한 줄글 설명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1장에서는 머신러닝(딥러닝) 작동방식에 대한 설명과, GPU 작동방식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그전에는 CPU와 어찌 차이가 나는지도 몰랐고 감도 잡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GPU하면 '병렬연산'이라는 키워드가 자동으로 떠오를 정도로 명확한 이미지가 머리에 박혔다.

일단은 계속 읽어나가고, 계속 기록해보기로 한다.

1956년 다트머스대학교에서 ‘지능을 가진 기계’를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립니다. 이곳에 모인 학자들은 처음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를 고안하고 사용하게 되죠.
- 1. 인공지능: 위대한 인공지능, 깨어나다 (진정한 인공지능이 등장하다)
머신러닝이란 말 그대로 기계Machine가 스스로 학습Learning을 하는 방식입니다. 이제 더 이상 사람이 규칙을 입력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컴퓨터가 데이터에서 스스로 규칙을 찾아냅니다. 더구나 사람이 찾아내지 못하는 규칙도 컴퓨터가 학습을 거쳐 찾아낼 수 있게 되었죠.
 
변형에 따른 무수한 변칙까지도 데이터를 이용해 모두 찾아낼 수 있게 되면서 규칙에서 벗어난 결과도 추론할 수 있게 됐습니다.
- 1. 인공지능: 위대한 인공지능, 깨어나다 (머신러닝, 스스로 규칙을 찾아내다)
그렇다면 과연 딥러닝은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요? 딥러닝은 인간의 두뇌가 작동하는 구조를 본떠 만든 인공 신경망의 새로운 이름입니다. 인간의 두뇌는 무수히 많은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죠. 이를 물리적인 형태로 만들어낸다면 아래 그림과 같은 기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다이얼이 달린 거대한 수학 구조물과 비슷합니다. 저 다이얼 하나하나가 두뇌의 뉴런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각각의 다이얼은 원하는 출력값이 되도록 가중치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다이얼은 가장 작은 값을 조금 더 높이고, 두 번째 다이얼은 가장 큰 값을 살짝 더 낮추는 식이죠. 그런데 엄청나게 많은 다이얼이 달려 있습니다. 이 많은 다이얼은 어떻게 조절해야 할까요?
입력 데이터를 넣고 다이얼을 조절하면서 결과물을 확인한 후, 다시 조금씩 다이얼을 돌려 원하는 결과와 최대한 비슷하게 나오도록 조절하면 됩니다. 물론 이 작업을 사람이 직접 하진 않습니다. 데이터를 잔뜩 집어넣고 학습을 거쳐 자동으로 조절합니다. 처음에는 다이얼 값을 무작위로 설정하지만 학습을 진행하면서 점점 모든 다이얼이 정답에 가까워지도록 바뀌어갑니다.
모든 데이터가 정답에 가장 가까운 상태를 찾아 더 이상 다이얼을 조절할 필요가 없다면 비로소 학습이 끝나게 되죠. 이런 과정을 거쳐 모든 데이터가 정답에 가장 가까워지는 최적의 다이얼 위치가 결정됩니다.

(...) 그런데 이 점은 장점이자 단점도 됩니다.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이 너무 많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몇 번째 다이얼로 인해 이런 결과가 나오는지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치 인간의 생각을 이해하고 싶다며 두뇌를 분해해 무수히 많은 뉴런을 하나하나 조사해봐야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인공지능 연구 초기에는 시스템이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해석 가능성Interpretability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논리적인 절차를 분석해 결정한 이유를 알아낼 수 있는 if-then 규칙 기반 시스템이 대세를 이뤘죠.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소장 크리스 비숍Chris Bishop, 1959~ 은 능숙한 엔지니어가 인공지능의 추론 과정을 분석한다 해도 이제 의미 없는 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합니다.7 왜냐하면 지금의 인공지능은 더 이상 인간이 해석할 수 있는 규칙을 거쳐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과거에 규칙 기반은 이해가 쉬웠지만 성능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지금처럼 뛰어난 성능을 내기 위해서라면 해석이 어려운 약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는 거죠.
- 1. 인공지능: 위대한 인공지능, 깨어나다 (인공지능의 핵심기술, 딥러닝의 등장)
컴퓨터의 두뇌가 CPU인 것처럼, 게임 그래픽 카드의 두뇌는 GPU입니다. CPU가 성능이 좋은 비싼 코어를 몇 개 장착한 구조라면, GPU는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저렴한 코어를 엄청나게 많이 꽂아둔 형태입니다. 저렴한 붓을 수천 개 갖고 있는 것과 같죠.
- 1. 인공지능: 위대한 인공지능, 깨어나다 (시스템, GPU가 인공지능을 완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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