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식당 온류
개인적으로는 근사한 식당이라고 생각했는데, 숫기가 없어서 가게 곳곳을 찍을 수 없었다. 식사하던 테이블 사진만 소심하게 올려봄..
퓨전한식을 테마로 잡고 있는 식당인데, 독특하게도 젓가락을 주지 않고 있었다. 숏파스타 해물 신선로와 고흥 청유자 맑은 국밥을 시켜서 포크와 스푼만 필요하다고 업장에서 여긴 것일까? 아니면 다른 테이블도 똑같이 젓가락이 세팅 안 된 것일까. 다음에 또 방문해서 다른 메뉴를 시켜 먹어보면 알게 될 일이라 생각한다.
음식 맛은 좋았다. 다만 사람마다 견해차가 있겠다고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이 식당이 어떠한 향과 풍미를 무지막지하게 때려박아 손님의 미뢰를 압박하는 손쉬운 승부수를 던지기 보다는, 음식 재료 본연의 맛을 이과적인 감성으로 정직하게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손님에게 음식을 '제시'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좌우지간 맑은국밥이 제일 안 땡긴다고 버팅기시던 어머니께서, 한 수 접고 국밥을 추가 주문하자고 하실 정도였으니 지나치게 난해한 맛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재료의 맛이 정연하게 쌓여 있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식사순서에도 나름의 알고리즘이 있었다. 신선로가 맛과 향이 더 강하기에 맑은국밥을 먼저 드시라는 안내가 있었다. 조금 늦게 도착할 것 같다는 나의 통보에 홀매니저(사장님?)분은 조심히 오시라고 하시면서도 식사시간은 1시간 30분 이내에 마쳐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으셨다. 식당은 1층과는 외따른 2층 데크 위에 놓여져 있었고, 그런 탓인지 온류는 나름의 질서를 엄격하게 유지해서 세상 풍파에 영향 받지 않는 공간(트리하우스?)을 마련하고 싶었던건지 괜히 추측하게 하였다. 나중에 또 찾아갈 수 있도록 오래 계셨으면 좋겠다. 끝.